2023. 8. 21. 23:52ㆍ한드 - 나의 아저씨
나의 아저씨 15화 리뷰입니다.
"다 들었어."
"너... 내 얘기 다 듣고 있는 거 알아."
너무 놀라서 이어폰을 확 빼버리는 지안.
동훈의 이 다음 말을 듣지 못합니다.
"괜찮아... 전화 줘."
공중전화로 달려가 기범에게 전화를 하는 지안.
기범의 친구가 전화를 받습니다.
"여보세요?"
"기범이 있어요?"
"걔 어저께... 형사들한테 잡혀갔어요. 꼭꼭 잘 숨어있으래요. 너만 안 잡히면 자기도 금방 풀려날 거라고..."
영화가 끝나도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는 동훈.
상영관 밖으로 나와서 기다려봐도 지안의 전화는 오지 않습니다.
기다리다가 문득 지안에게 받았던 일반 전화번호가 생각이 났습니다.
전화를 걸어보니 수신이 불가능한 번호입니다.
예전에 지안이 가르쳐줬었죠.
"공중전화요. 발신만 가능하고 수신은 불가능해요."
전화국에 연락해서 그 공중전화의 주소를 물어보는 동훈.
공교롭게도 '괜찮다'는 말은 못 들은 지안.
공중전화 위치를 알아내려고 하는 아저씨의 음성을 듣게 됩니다.
동훈이 알아내려고 하는 곳은 자신이 이용하는 그 공중전화 였습니다.
급히 고시원으로 돌아가 짐을 챙겨 도주를 합니다.
택시를 타고 공중전화를 찾아온 동훈.
공중전화 근처를 뛰어다녀보지만 지안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성큼성큼... 빠른 걸음으로 무작정 길을 나선 지안.
언젠가 술김에 동훈의 뒷담화를 했던 김대리한테 아저씨가 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다 들었어... 잘못했습니다! 잘못했습니다... 10번만 해 얼른."
"잘못했습니다..."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울먹이는 목소리로 아저씨에게 잘못을 고하는 지안.
"잘못했습니다. 잘못했습니다. 잘못했습니다.... 잘못했습니다..."
지안의 "잘못했습니다."는... 아저씨에게 닿지 못했습니다.
지안을 찾지 못해 의기소침해서 집으로 돌아온 동훈.
"늦었네. 저녁은?"
"먹었어..."
...
"왜?... 왜애?"
"아니야... 잘게."
윤희에게 뭔가를 말하려다가 그만둡니다.
고민하다가 다시 윤희방으로 들어온 동훈.
휴대폰은 자기 방에 두고 옵니다.
윤희는 동훈이 이혼에 대해 말하려는 걸로 생각합니다.
"괜찮아. 편하게 얘기해도 돼. 난 언제든 당신이 원하는 대로 할 거야."
하지만 동훈의 입에서는 의외의 말이 나옵니다.
"이지안 알아?"
잠시 머뭇거리다가 자신이 아는걸 다 말하는 윤희
"어느 날... 준영이한테서 이력서 한 장이 왔어. 알아봐 달라고... 나중에 알았어. 걔가 무슨 일 하고 있는지."
"준영이가 어떤 인간인지 나한테 알려준 애가 걔야. 걔... 나... 다시 당신한테 돌려보내려고 했어... 직감으로 알았어. 당신 좋아하고 있다는 거. 준영이랑 끝내고 걔한테 회사 그만두라고 했어. 내 치부 다 알면서 당신 옆에 있는 거 불안하고 싫어서. 준영이가 주기로 한 돈 내가 주겠다고..."
"걔 거절했어. 자기 나가면 준영이가 다른 사람 시켜서 당신 자를 거라고... 걔 온몸으로 당신 막고 있었어. 난 그게 더... 죽고 싶게 괴로웠구... 그만뒀다는 여직원... 걔지? 준영이가 자른 거야?"
"도망 다니고 있어. 박상무 일 때문에 경찰에 쫓기고 있어. 준영이 찾아갔었대. 죽어도 안 잡히겠다고... 끝까지 도망 다닐 거라고... 잡히면 이 일이 왜 시작됐는지... 당신하고 준영이 일... 다 말해야 되니까. 걔가 알아. 내가 제일 힘들어하는 게 뭔지... 알아..."
"말하자. 여보. 그냥 다 말하자. 계속 도망 다니게 할 순 없잖아. 다 말하자 여보... 미안해. 미안해... 이렇게 만들어서 정말 미안해..."
참회하는 윤희의 눈물을 보면서 또 안쓰러워지는 동훈.
에혀...
결국 윤희가 동훈의 휴대폰에 대고 지안에게 메시지를 남깁니다.
"이지안 씨. 강윤희에요. 얘기 다 들었어요. 같이 경찰서 가요. 도망다니지 마요. 내가 도와줄게요. 괜찮아요. 나랑 동훈씨랑 지안씨 어떻게든 빼낼거에요. 그러니까 걱정하지 말구... 같이 경찰서 가요. 동훈씨랑 나... 준영이하고의 일 다 얘기 하기로 했어요. 미안해요 지안씨. 전화 줘요. 나한테든 동훈씨한테든... 이거 들으면 바로 전화 줘요."
"안 들을 수도 있어..."
"들을 거야. 나중에라도 들을거야. 당신 목소리 들으면서 버텼을 거야..."
그 시간 무아지경으로 걷다가 차에 치이는 지안...
꽤 세게 부딪혀 바닥을 구릅니다.
운전자가 놀래서 밖으로 나와 말을 걸지만...
지안은 아픔을 참고 일어나서 얼른 자리를 피합니다.
지안의 머릿속에는 경찰에 잡히면 안 된다는 생각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ㅠㅠ
정희네 와 있던 유라를 데려다주러 온 기훈.
"타!"
"왜... 한 잔 하구가지?"
"아... 데려다줘야 되는데 어떻게..."
"상훈인?"
"집에 갔어요."
"싸웠냐? 어떻게 술도 안 마시고 집엘 갔대?"
"뭐... 맨날 마시나 술을?"
"맨날 마셔놓고! 3형제 니네 이상하다? 여기도 뜸하고...셋이 또 어디 숨어서 좋은 거 먹냐? 동훈이 상무 됐겠다... 법카 한도 쎄졌으니까... 고급술집으로 돌겠다? "
"짝은 형이 형 같은 줄 알아요? 함부로 법카쓰게?"
"근데 왜 안 와?"
"아 이틀 됐어요. 이틀!"
"이틀씩이나 됐으니까 하는 말이지!"
"그치!"
"니들~ 나 배신 때리고 딴 데 뚫었다간 3형제 쓰리 초상 날 줄 알아!"
"어떻게 여배우를... 이런 차에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태울 수 있지? 감독님은 진짜... 너무 섹시하게 뻔뻔한 거 같애요."
"어우... 웃지 말자."
"왜요?"
"요즘 우리 짝은형이 슬프다. 형이 슬픈데 웃기 싫다. 자중하자..."
"왜 슬퍼요? 승진하셔서 좋아하셨던 거 같은데?"
"그냥 슬퍼... 그 인간이 슬프면 진짜 슬픈 거야."
"어려선 이게 울 일인지 아닌지... 뭐 때문에 우는지... 뭘 알어? 옆에 사람이 울면 같이 우는 거지. 큰형이 울면 큰일 났나 보다... 덩달아 울어. 그러다가 작은형을 봐. 안 울어. 음... 아무 일 아니구나. 큰형은 매일 울어. 툭하면 울어. 작은 형을 봐. 안울어. 음... 아무일 아니구나. 근데... 작은 형이 운다... 데따 무서워. 철렁해. 큰일 났어. 피난 가야 돼. 파블로프의 개 같은 거야. 조건반사적 반응. 허... 길들여졌어."
작은형 때문에 유라의 스킨십도 거부하던 기훈... 은 마음을 고쳐먹습니다.
"그래... 뽀뽀는 하자."
"갈게요."
"그래.. 들어가."
...
"나는 나쁜 놈이야. 형은 슬픈데... 형... 사랑해..."
"그 여자애는 왜 그만뒀대?"
"아이 그 인간이 뭐 물어보면 속 시원히 대답하는 인간이야?"
"기다려... 형이 니들한테 꿈같은 2박 3일을 선물할게....... 박상훈 인생 반세기를 정리하는 진짜 기똥찬 순간 박아 넣자! 뭘 할까?... 생각하는데...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그 장면이 떠오르드라."
"우리 삼 형제 똑같은 블랙 수트 입고! 검은 라이방(선글라스) 끼고! 비싼 차 몰고! 비싼 호텔에 묵으면서... 홍콩 영화 주인공 같은 딱 2박 3일! 어때 벌써부터 설레지 않냐?... 깔끔하고 멋지게 2박 3일에 천만 원! 형이 쏜다!"
"그래서 방바닥에 돈 깔았냐? 어휴... 이 인간하고 뭘 도모하면 안 돼. 지만 비밀이지 남들 다 알어."
방바닥에 돈 까는걸 아무도 모를 줄 알았던 상훈은 매우 당황.
심지어 엄마도 알고 있었습니다.
"언제 끄내나 했다. 돈을 왜 거따 놔? 통장에다 안 넣구?"
"제가 신용불량이잖아... 통장이 안 만들어져서..."
"기훈이한테 맨들어 달라구 하면 되지."
"걔가 쓸까 봐..."
다음날.
유치장에 기범을 찾아온 동훈.
"누구세요?"
"이지안 어딨어?"
"누구신데요?"
"알잖아 누군지. 박동훈."
"나가면... 이지안한테 전해. 괜찮다고. 나한테 전화하라고. 아무것도 아니라고. 진짜로. 진짜로."
"와... 진짜 생각지도 못했네요. 파견직을 프락치로 쓸 줄은... 허... 도청까지..."
"이거 우리 다 확인해 봐야 되는 거 아니에요? 우리꺼도 도청하고 있을지 어떻게 알아요?"
"근데... 이게 앞뒤가 안 맞는 게... 도준영 프락치면 박동훈 인터뷰 때 그렇게 잘해주면 안 되는 거 아니에요? 회장님 걔 말에 완전 감동받으셔서... 박동훈으로 쐐기 박는 분위기였는데......... 진짜 박동훈 존경하는 거 같았는데... 에이 설마."
"적을 사랑한 스파이도 아니고..."
"박동훈 부장은 그 여자에 대해 어떤 감정이야?"
"아무것도 몰랐으니까요..."
"그래서?"
동훈도 참석하는 자리였습니다.
휴대폰을 데스크에 충전 맡기고 방으로 들어가는 동훈.
"계속 들을 거야. 사태 추이 지켜보려고. 그러니까 도청당하고 있는 거 모른 척 해. 티 내지 마. 잘만 짜면 역으로 이용해서 걔랑 도준영이랑 다 잡을 수 있어."
"근데... 이게 또 애매한 게... 걔가 도준영 배신 때린 거잖아요.... 이제 둘이 만날 일 없지 않아요?"
"자네한테 연락오나?"
"아니요."
"진짜 안 와?"
"네."
...
"나타나게 해야 돼. 괜히 도망 다니다가 도준영쪽에 붙잡히면 어떻게 될지 몰라."
"가 핸드폰 갖고 와. 넌 가만히 듣고만 있어. 내가 다 알아서 얘기할 테니까... 괜히 말하다 꼬여서 작전인 거 눈치채면 다 끝장이야. 핸드폰 갖고 와."
내키지 않는 동훈.
"왜 싫어?"
"저... 이지안 씨랑 친했습니다."
"그래서?"
"쫌만 시간 주시면... 제가 이지안씨 설득해서 경찰서에 데리고 갈게요."
"걔랑 연락 안 된대매? 근데 어떻게 설득해?... 동훈아 걔는 죄를 졌어. 막판에 니 쪽으로 틀었든 어쨌든 죄를 졌어. 좀 있으면 도준영이 재신임 투표야. 그 새끼 그냥 조용히 재신임에 물먹어서 조용히 물러나는 꼴... 난 못 봐. 난 그 드러운 꼴 다 당하고... 그 새낀 그냥 조용히 나가는 거 보라고? "
설득이 실패했는지 박동운 상무는 심기가 불편한 얼굴로 식당을 나갑니다.
기범은 일단 경찰서에서 풀려납니다.
"멀리 가지 마라. 금방 또 부를 거니까."
"네."
기범은 나오자마자 지안에게 전화를 합니다.
차에 치인 후로 지안의 상태가 많이 안 좋아 보입니다.
ㅠㅠ
"박동훈 찾아왔었어. 너보고 전화 달라는데... 박동훈 어디까지 아는 거야? 사람들 우리일 어디까지 알아?"
"몰라..."
"박동훈한테 사람들이 뭐라고 하는지 들었을 거 아냐?"
"안 들어."
"야 왜 안 들어 들어야지! 너 지금 이 상황에 그거 안 듣고 있으면 어떻게 해?"
"박동훈이 알아. 내가 도청하는 거."
"씨.. 이거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박동훈은 자기 도청하는 거 아는데 왜 경찰은 아무것도 몰라? 경찰에 내 컴퓨터 없어. 대리기사 가로챈 거라고 우길 때... 컴퓨터 있었으면 거기서 도준영 녹음파일 들었으면 다 알 거 아냐? 어떻게 생긴 일인지. 아무 말도 안 해. 박동훈 도청한 것도 얘기 안 해. 아무것도 몰라. 컴퓨터 없는 거야. 도준영쪽에서 가져간 거야!"
"도준영쪽에도 없어."
"확실해? 그럼 누가 가져간 거야 씨."
"너 휴대폰에 도준영 녹음한 건 있지?"
"없어. 다 지웠어."
"그걸 다 지우면 어떻게 해... 그거 없으면 우리 완전 독박이야."
갑자기 열리는 문에 깜짝 놀라는 지안.
춘대 아저씨였습니다
갈 곳이 없는 지안은 춘대아저씨의 고물상에 와 있었습니다.
아저씨가 밥을 먹으라고 숟가락, 젓가락을 쥐어줘도 힘이 없어 들지 못합니다.
상태가 너무 안 좋아 보입니다.
"먹구 병원 가자!"
병원은 절대 거부하는 지안.
지안의 녹음파일을 계속 듣고 있는 광일.
종수가 삼안의 홈페이지를 뒤져 도준영의 사진을 보여주며 맞냐고 물어보지만...
광일은 녹음파일을 파는 거에는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오로지 녹음파일 듣는 거에만 집중합니다.
그러던 중 자신과 관련된 얘기가 나옵니다.
"착했던 애예요. 나한테 잘해줬었고... 걔네 아버지가 나 때리면 말리다가 대신 맞고... 그땐 눈빛이 지금 같지 않았어요."
아버지한테 맞고 골목에 앉아있는 지안에게 과자를 갖다 주던 광일.
지안이 대신 맞아서 생긴 상처를 달고 살던 광일.
맞아서 힘없는 지안을 업어서 집으로 데려다주던 광일...
"걘... 날 좋아했던 기억 때문에 괴롭고... 난 걔가 착했던 기억 때문에 괴롭고..."
지안의 얘기를 듣고 눈물을 흘리는 광일.
"어른 하나 잘 못 만나서... 둘 다 고생이다.."
동훈의 말에는 분노합니다.
엘리베이터에서 우연히 만난 준영과 동훈.
"걔 연락 안 오죠? 혹시나 연락 와도 잘 숨어있으라고 해요. 선배 인생 개망신 시키지 말고..."
"넌 입 좀 닥쳐라. 난 개망신 당할거구... 너도 당할거니까 준비하고 있어."
동네 단골 술집에서 지안의 연락을 기다리는 동훈.
아무리 기다려도 연락이 오지 않습니다.
지안의 집을 다시 찾아가 보지만... 집주인 아주머니는 연락이 끊긴 지안의 짐을 밖으로 빼고 있었습니다.
"어쩔 수 없어요... 우리도. 연락도 안되고..."
급한 대로 옆집에 사는 철용의 집에 짐을 잠시 옮깁니다.
"금방 가지러 올게."
"천천히 오셔도 돼요."
"그래. 고맙다."
답답한 마음에 자신의 휴대폰에 대고 말을 해봅니다.
"너 짐도 안 챙기고! 어디에서 어떻게 먹고 자냐? 이제 안 듣냐? 진짜 안듣냐? 왜 안 들어 왜?"
그때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옵니다.
전화를 받고 어디론가 미친 듯이 달려가는 동훈.
택시를 잡아타고 온 곳은 춘대 아저씨의 고물상.
너무 아파 보이는 지안이 병원을 안 가려고 하니,
걱정이 된 춘대 아저씨가 동훈에게 연락을 한 것 같습니다.
그동안 애타게 찾아 헤맨 만큼... 떨리는 마음으로 문을 여는 동훈.
제가 생각하는 이 드라마의 클라이막스가 시작됩니다.
ㅠㅠ
그리고 보이는 건 아파 보이는 지안.
동훈의 마음이 찢어집니다.
아저씨를 보고 화들짝 놀라는 지안.
놀라고 나서는... 마음에도 없는 독한 말을 쏟아냅니다.
"사람만 죽인 줄 알았지? 별 짓 다했지... 더 할 수 있었는데..."
"그러게 누가 네 번 이상 잘해주래?! 바보같이 아무한테나 잘해주구... 그러니까 당하구 살지..."
아무 말 없이 슬픈 표정으로 듣기만 하는 동훈.
그리고 지안의 맞은편에 앉습니다.
"고맙다...... 고마워..."
항상 아저씨는 지안이 예상하지 못하는 말을 꺼냅니다.
"그지 같은 내 인생 다 듣구두... 내 편 들어줘서 고마워... 고마워... 나 이제 죽었다 깨어나도 행복해야겠다."
"너! 나 불쌍해서 마음 아파하는 꼴 못 보겠고... 난 그런 너. 불쌍해서 못 살겠다."
눈물을 쏟기 시작하는 지안.
"너처럼 어린애가 어떻게... 어떻게 나 같은 어른이 불쌍해서... 나 그거... 마음 아파서 못 살겠다."
"내가 행복하게 사는 거 보여주지 못하면... 넌 계속 나 때문에 마음 아파 할거구... 나 때문에 마음 아파하는 너 생각하면 나도 마음 아파 못 살거구..."
"그러니까 봐! 어? 봐! 내가 어떻게 행복하게 사나 꼭 봐! 다 아무것도 아냐! 쪽 팔린 거? 인생 망가졌다고 사람들이 수군거리는 거? 다 아무것도 아냐! 행복하게 살 수 있어. 나 안 망가져. 행복할 거야... 행복할게!"
"아저씨가... 정말로 행복했으면 했어요..."
...
"어! 행복할게."
춘대 아저씨에겐 꾹꾹 눌러 참아왔다가... 터져버린 지안의 눈물이 무척 안심스럽게 들렸을 것 같습니다.
지안은 동훈과 함께 병원에 와서 치료를 합니다.
윤희에게 전화를 해서 지안을 찾았다고 알려주는 동훈.
"수사협조만 잘하면 집행유예야. 주범도 아니고 종범이고... 못해도 공동정범이야. 박상무한테서 처벌불원서만 받아내면... 100% 집행유예야. 걱정 말라고 해. 내가 어떻게든 빼낼 거니까."
"고마워."
"내가 먼저 회사 가서 상황 대충 정리하구... 그리고 할머니 보러 가자. 할머니 보구... 그리고 같이 경찰서에 가자. 걱정하지 마. 집사람이 도와줄 거야. 사실대로 다 말하구 정리하면 돼."
"그리고 도준영 얘기 다 해도 돼. 괜찮아. 나도 집사람도 다 말하기로 했어."
의아하게 쳐다보는 지안.
"안 들었어? 핸드폰에 대고 집사람이 다 얘기했는데..."
"어떻게 들어요... 내가 몰래 듣고 있는 거 다 아는데..."
"진짜... 내가 안 미운가?"
"사람 알아버리면... 그 사람 알아버리면... 그 사람이 무슨 짓을 해도 상관없어. 내가 널 알아."
"아저씨 소리... 다 좋았어요. 아저씨 말... 생각... 발소리... 다."
"사람이 뭔지... 처음 본 것 같았어요."
동훈도 지안을 알고...
지안도 동훈을 알고...
어떤 사람인지... 서로 너무 잘 알고 있는 두 사람.
밤중에 평상에 나와 외로워하고 있는 정희에게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택시에서 내리는 동훈과 지안을 보고 잠시 놀랐지만...
이내 신이 난 정희.
"내가 오늘 손님 맞으려고 나가 앉아 있었나 보다!"
"들어와!"
"며칠만 부탁할게. 오래 안 걸려."
"오래 걸렸으면 좋겠다! 신난다! 동거인 생겼다!"
항상 소리로만 들었던 그곳!
아저씨와 아저씨의 사람들이 항상 모여들던...
지안은 이미 잘 알고 있지만 처음 와보는 이곳을 쉬지 않고 두리번거립니다.
"며칠 쉬어. 밖에 나가지 말고. 괜찮아. 쉬어."
"이거... 도청... 이제 지울게요."
"음... 갈게."
도청을 지운다는 말에 동훈의 얼굴에서도 서운함이 느껴진 건 제 착각일까요?
아저씨가 가고 나서도..
아저씨가 늘 머물던 장소를 계속 눈에 담는 지안.
"나도 잘 못 잤는데... 우리 더 자자."
"누가 있으니까... 안심하고 잘 거 같애."
도청을 지우기 전에 마지막으로 아저씨의 발소리를 듣는 지안.
이제는 익숙한 아저씨의 발소리와 철길 건널목 소리...
놓치고 싶지 않지만...
지워야 합니다.
삭제.
더 이상 아저씨의 발소리가 들리지 않습니다.
눈물을 흘리는 지안.
"왜 울어...."
정희의 물음에 대답을 할 수 없습니다.
겸덕이 있는 산사.
동자승이 자물쇠로 잠겨진 방문을 열고 밥을 가져왔습니다.
이전에 가져온 것도 먹지 않았습니다.
생각보다 오래 걸리는 수행.
삼 형제의 로망을 준비하는 상훈과 기훈.
"형수한테 걸리면 죽는 거 알지?"
"죽기 전에 해치워야 돼."
"난 말린 거다. 엄청 말렸다! 여기 이런 거 사지 말고 저쪽에 싼 거 사자고... 무지 말린 거다."
"이제 와서 빼지 말자!"
장 회장과 동훈은 드디어 식사를 같이 합니다.
웃으면서 즐겁게 식사를 다 하고...
후식을 먹으면서 뭔가 심각한 동훈의 얘기가 시작됩니다.
"이렇게 다 말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고생했어. 근데... 자네 집사람하고 도대표 일... 모르진 않았어. 캠핑장에 왔을 때 뭐가 있는 거 같아서... 알아봤어. 자네가 견디고 싶어 하는거 같길래... 그냥 두자 싶었지."
"자네 생각이 더 중요하니까. 잘 견뎌내고 있는거 같아서... 용하다 싶었지만... 저 속이... 오죽 썩어 나가고 있을까... 고생했어."
"참 비싼 직원이야. 내가 밥 한 끼 먹자고 그렇게 졸랐는데... 밥 한끼 먹고... 빠이빠이 하자네! 그만두는 건... 시간을 두고 생각을 해보자구."
"도준영 대표하고 저희 부부 때문에 생긴 일입니다. 저도 같이 나가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 자리는... 원래 박동운 상무님 자리였으니까... 박동운 상무님이 복귀하시는 게..."
"나두 자네가 아까워서 그래. 급하게 결정할 거 없잖아. 박동운 상무한테는 내가 따로 만나서 얘기를 할게. 복귀시킨다고... 그리고... 이지안은... 선처해 달라고 해야지 뭐."
"감사합니다."
"이지안 그 친구 벌 다 받고 나오면... 나한테 전화하라 그래. 꼭! 그냥 하는 소리 아냐."
"네. 감사합니다."
"빛을 봤으면 끝까지 봐야지! 환하게~. 보다 말아서야 쓰나."
너무나 다행히도 지안까지 챙겨주는 장 회장.
박동운 상무도 어쩔 수 없이 처벌불원서를 써주게 되는 분위기로 흐릅니다.
녹음 파일을 다 듣고 지안이 보고 싶어진 광일.
하지만 전화를 해봐도 없는 번호라고 나옵니다.
삼안E&C에 전화를 해보니 그만뒀다고 합니다.
놀라서 광일은 차를 끌고 지안의 집으로 향합니다.
밥을 차려놓고 어머니를 빨리 내쫓으려고 하는 정희.
"자 밥상 다 차렸다~ 어머니.. 나오세요. 나오세요. 빨리.."
"남자냐?"
"네"
"잘했다. 잘했다."
"네. 가세요 어머니. 가세요~"
집에 와 있는 손님이 남자라는 정희의 거짓말에 되게 좋아하는 엄마.
ㅎ
"어? 일어났네! 내려와 씻고 밥 먹자!"
지안에게는 낯선 포근한 아침 햇살과 자신을 반기는 누군가...
지안의 집으로 달려간 광일은
짐까지 모두 빠진 걸 보고 매우 당황합니다.
그 시간 종수는 도준영에게 전화를 겁니다.
도청 파일을 다짜고짜 들려주는 종수.
"얼마 줄래요? 녹음파일 어마어마하던데... 박동훈 도청한 것도 다 있고. 1억 준비해 놔요. 다시 전화할게요."
"누구야 너?"
"누군진 알아서 뭐 하시게? 아저씨 누구랑 일 하는지 아는데... 지금 그놈한테 연락하면 안 돼요. 홍재만 그 인간보다 우리가 더 나을 거야. 그 인간 이거 들고 가면 댁한테 3억 불러. 싸잖아 1억. 경찰이든 홍재만이든 누구든 연락하는 순간 파일 바로 경찰서로 갑니다. 다시 전화할게요. 돈 준비해 놔요."
"여보세요... 여보세요!"
잔뜩 쫄은 도준영.
잘못 살아온 대가를 받을 시간이 왔습니다.
"이야... 오랜만이다 친구!"
"3일 만이다. 오랜만은 무슨."
"3일 동안 딴 데 어디서 먹었어?"
"다른데 안 갔다. 좀 믿어주라."
"니들이 술을 걸러? 개가 똥을 거르지?"
"오늘 마시는 거 봐라. 걸렀나 안 걸렀나."
정희네 가게에 들어와 보니 어디서 많이 보던 사람이 들어와 있습니다.
"어?... 어? 맞죠? 동훈이 회사 직원!"
바로 동훈에게 연락하는 상훈과 기훈.
"걔 왔어... 정희 누나네."
"알어..."
"어떻게 알았어?"
"놀러 온다고 전화 왔었어."
"알았어... 와.... 안대."
"지나가는 거 내가 붙잡아 왔어. 댁들이 반가워할 거 같아서."
"아.. 반갑지 그럼... 어디로 이사 갔어요?"
"... 강남이요."
"우와... 강남!"
"안녕하세요."
동훈에게 슬쩍 인사하고 술집으로 냅다 뛰어가는 유라.
"헥헥... 사거리부터... 뛰어 왔어요.."
"왜? 왜? 왜 왜?"
"보고 싶어서요..."
"어? 뉴페네?"
"동훈이 회사 직원이었고, 저 윗동네 살았고, 이제는 우리 패거리. 한 잔 해요. 한 잔 해도 되지?"
"어... 앉어. 많이 재미없진 않아."
아저씨 지인들과의 첫 술자리.
지안을 빤히 쳐다보는 유라.
"와... 화장 안 한 여자... 진짜 간만이다. 어떤 스타일인지 알 거 같애. 이쁜데... 자기가 이쁜지 모르는 스타일."
"안타까운데... 통쾌해!"
훅 들어오는 유라가 당황스러운 지안.
"영원히 몰라라 ~ 영원히 몰라라 ~ 영원히 몰라라..."
똘끼가 아주 장난이 아닙니다.
"얘 좀 다시 꾸겨놔야겠다..."
"내가 사랑을 너무 줬어..."
"너 내 동생 할래? 나 옷 진짜 많은데... 다 비싼 거야!"
"몇 살인지 알고 너래..."
"100퍼 나보다 어려요... 그지? 난 써리원! 31! 빠른! 넌?"
"3만 살..."
ㅋㅋㅋ
지기 싫었던 지안.
"야 ~ ! 니가 3만 살이구나... 반가워! 난... 4만 살."
언젠가 동훈에게 들었던 3만 살이 알고 보니 지안이었습니다.
마침 동훈도 도착합니다.
"그래도 우리 동훈이가 아주 나쁜 상사는 아니었나 봐 그지? 직원이 상사 단골 술집도 오고."
...
"동훈이 상무 된 건 아나?"
"네."
"오... 그래도 알긴 아네. 전 직장상사 사장이 되든 회장이 되든 관심 없을 텐데..."
"얘가 만들었어... 나... 상무."
"또 뭐야.... 오늘 전부 암호 쓰는 날이야? 3만 살, 4만 살... 은 무슨... 야 어떻게 이 친구가 널 상무를 만...."
"회장님! 알고 보니까.. 회장님 손녀?!"
"아... 그래서 강남으로!"
아저씨들 쉰소리가 멋쩍은 지안.
술자리가 끝나고...
"내일은 할머니한테 갔다가... 같이 경찰서 가자. 걱정하지 마. 잘 해결될 거야."
정희도 술집을 나옵니다.
"넌 또 왜 나와?"
"나 오늘 이 친구 집에서 자기로 했어."
"오... 벌써 그런 사이? 야... 정희 좋겠네. 친구 생겨서!"
"어. 좋아!"
"가자!"
"오... 정희 오늘 강남 진출하는 거야?"
언젠가와 똑같이 동훈의 지인들과 걷게 된 지안.
오늘은 기훈과 유라가 합류했습니다.
헤어지면서 이어지는 유라의 똘끼.
"3만 살! 다음에 내가 이쁜 옷 많이 갖다 줄게!... 길이는... 알아서 줄여 입어!"
지안이가 어디 가서 말싸움 막 지고 그러는 애가 아닌데...
어이없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아저씨를 봐서 참는 것 같습니다.
ㅎ
아쉽게 아저씨랑도 헤어지고...
정희와 함께 정희네로 돌아가는 지안.
"다시 태어나면... 이 동네에서 태어나고 싶어요..."
"그래... 우리 다음 생에 또 보자! 생각만 해도 좋다!"
집으로 돌아가면서 다짐하는 동훈.
"행복하자!"
15화는 이렇게 마무리됩니다.
이제 마지막까지 1화만 남겨 놓았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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