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노무현입니다> 후기

2017. 8. 19. 22:02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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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노무현입니다>를 보고...










[ 노무현 ]


처음부터 끝까지 지지했고 좋아했던 나로써는


이제 떠올릴때마다 가슴이 먹먹해지는 이름...



10년간의 보수정권이 지나가고


진보가 다시 집권한 지금


더 의미가 커진 인물.









이 영화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故노무현 대통령의 특정 시기에 대한 내용과


그 주변인들이 이야기하는 노무현 대통령의 일화, 감상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2017년 8월 18일 현재 누적관객수는 1백8십만명을 넘어섰다.


<영화진흥위원회 제공 정보 참고>



이 영화는 노무현 대통령의 재임시절이 아닌


대통령이 되기까지의 당내 경선과정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지인들의 회상도 포함해서...






노무현에게 호감이 있었던 사람들에게는


그다지 새로울것은 없을지도 모르겠다.



보수주의자나 그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단순한 미화 또는 거짓으로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어차피 사람이란게 자기가 보고싶은 것만 보려고 하는 존재니까...




박정희, 전두환 정권 시절의 이야기를 매우 좋아하는 친한 친구가 하나 있는데,


내게 자기의 사상이나 그 스토리에 대해 관심을 가질것을 강요하지 않는 한


난 그 친구를 비난하지는 않는다.















이름만 들어도 사무치게 그리운 존재가 되어버렸다.










노무현이 인권변호를 하며 독재정권에 맞서던 시절


그를 감시하던 중앙정보부 직원이었던 이화춘.



서로 앙숙이 되었어야할 사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노무현은 이 사람을 추억을 공유하는 친구로 만들었다.



이화춘씨는 선임에게 처음 업무에 대한 설명을 들었을때


가장 골칫거리 변호사 4명에 대해 주의를 받았다고 한다.


그 4명은 김광일 변호사, 이흥록 변호사,


문재인 변호사, 노무현 변호사였다.



그중에서도 제일 골치 아프고 조심해야 할 인물로


노무현을 꼽았다고 한다.




독재정권의 중앙정보부에서


문제시하던 4명의 인물중에 2명은


결국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었다.


내 생각에는 무척 자랑스러운 역사다.





노무현은 당시 금서로 선정된 책과 테이프를


자신을 감시하던 이화춘에게 전해주고는


제발 한번 보기나 하라고 권했단다.


이화춘은 이 책과 테이프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았고...



지금이야 독재정권의 악행에 대해


다양한 기록과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지만,


당시 운동권외의 사람들에게 진실이란


쉽게 접할 수 없는 정보였을 것이다.










노무현은


92년 총선에서 떨어지고,


95년 부산시장 선거에서도 떨어지고,


96년 총선에서도 떨어지고,


98년 종로 보궐선거에서 겨우 당선이 되었다.


6년만에 국회에 재입성할때 당시 보좌관이었던


안희정 충남지사는 무척이나 기뻤다고 한다.



그런데 2000년 선거에서 지역갈등 해소와 통합을 목적으로


다시 부산으로 내려가서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당시 민주당에서는 당연히 종로쪽으로 다시


공천권을 줄 예정이었는데,


당선될 확률이 훨씬 높았던 서울지역을 버리고


떨어질 확률이 훨씬 높은곳으로 스스로 가버린 것이다.



이때부터 바보 노무현이라는 단어가


사람들 입에 오르내렸던 것 같다.




선거전 의외로 노무현의 지지율이 높게 나오자


상대편 보수당에서는 항상 써먹는 전법을 들고 나왔다.


이른바 보수의 최대 무기 "색깔론"




근거가 있던없던 종북 빨갱이라는 한마디는


전쟁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는 노인들과


맹목적인 반공교육에 세뇌된 국민들에게


조건반사적으로 반대편에 서게하는 힘이 있다.


이건 지금도 없어지지 않고 있다.










결국 낙선한 노무현.


하지만 이때부터 바보 노무현의


팬덤이 형성되기 시작한다.


이른바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



그렇게 생각한다면 의미가 없었던 패배는 아닐것 같다.




시간은 흘러 16대 대통령 선거가 다가왔고


때마침 민주당의 당내 경선방식에 변화가 생겼다.
















철새중 최고 등급인 이인제 후보.


경선 시작할때만 해도 민주당에서 제일 유력한 후보였다.




노무현 후보는


당시 당내 최고 지지율을 기록하던 이인제 후보는 둘째치고


한화갑 후보에게도 밀릴 것이라 예상되었다.


그외 김근태, 정동영이라는 후보들의 인지도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국민참여비중을 50%까지나 높인 최초의


당내 경선이었던 만큼 그와 주변인들은


희망을 갖고 있었다.











게다가 이인제 후보는 이회창 후보와의 1:1대결구도에서


앞서지 못하고 있다는 약점을 갖고 있었다.











제주에서의 첫 경선은 예상한 결과가 나왔다.


한화갑, 이인제 후보에 이은 3위.













노사모의 본격적인 활약이 이때부터 시작이다.


바보같은 그의 행보에 매료된 사람들의 모임.


정치인이 이렇게 자발적으로 움직이는


지지자들의 도움을 받는건 처음이었지 싶다.


아무튼 노사모의 활약은 대단했다.



점심도 안먹고 열심히 선거 홍보를 하고 있는 노사모에게


상대후보 지지 알바를 하고 있던 한 아주머니가 다가와서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거긴 얼마받는데 그렇게 열심히 해요?"












그렇게 울산, 광주에서 극적인 반등을 시작한 노무현.


본인 조차도 놀란 노무현 광풍의 시작이었다.











노무현을 유력한 경쟁자로 생각해 본 적 없었던


이인제 후보와 한화갑 후보의 당황스러운 표정이 압권이다.











이후 노무현 후보는


이인제 후보의 텃밭 대전과 충청지역에서 잠시 주춤한다.



하지만, 노무현 후보의 약진과


대전 충남지역의 이인제 후보 몰표현상이 발생하자


김중권 후보와 한화갑 후보의 사퇴가 이어진다.











강원지역의 경선에서 상대편은


상당히 비열한 방식까지 동원하였다.



춘천 시내 곳곳에 노무현은 빨갱이라는


빨간색 전단지가 붙은 것이었다.



참나... 보수당에서도 못할 이런 말도 안되는 짓거리가


당내 경선에서 생겼다니 믿기지가 않는다.



노사모가 밤새 이 삐라들을 떼러 다녔다고 한다.











전단지 때문이었는지 강원에서 잠시 주춤하게 된 노무현.


강원지역이 원래 보수적인 성향이 더 강하기 때문에


굳이 안그랬어도 될 것 같은데,


더러운 수법까지 동원했던 것에 분노가 끓어오른다.














노무현 광풍이 불자


계속 색깔 프레임을 씌워


공격을 하는 이인제 후보.


워낙 여기저기 왔다갔다 하시는 분이라 그런지


같은 당내 후보를 종북좌빨로 몰았다.


권력욕에 눈이 멀어 도가 지나쳐도 한참을 지나쳤다.


저런 사람이 행여나 대통령이 되었다면 어땠을지


생각만해도 아찔하다.













노무현 광풍이 심상치 않자,


당내 경선이 끝나기도 전에


보수당과 보수언론에서도 노무현을 공격하기 시작한다.


이인제 후보와 붙고 싶었던 이회창 후보.














경선의 흐름에 상당히 중요했던 인천 경선.


서울과 경기도 지역의 판세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승부처.



결국 일이 벌어진다.


노무현은 이곳에서 최대의 위기를


최대의 기회로 만들어 버린다.




이인제 후보가 공격했던 건 노무현의 가족史.


알고보니 노무현 후보의 아내 권양숙 여사의 아버지가


빨치산 활동경력이 있었던 것이다.


평소 외쳤던 노무현 후보의 급진성과 색깔공격이


최고조에 이르러 노무현 후보의 장인경력을 공격했다.




이에 대해 노무현은 인천에서 명연설을 펼친다.




"한나라당과 조선일보가 합창해서


저를 헐뜯는 것을 방어하기도 참 힘이 듭니다.



제 장인은 좌익활동을 하다가 돌아가셨습니다.


제가 결혼하기 훨씬전에 돌아가셨는데,


저는 이 사실을 알고 제 아내와 결혼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 잘 키우고


지금까지 서로 사랑하면서 잘 살고 있습니다.


뭐가 잘못됐습니까?



이런 아내를 제가 버려야 합니까?


그렇게 하면 대통령 자격이 있고,


이 아내를 계속 사랑하면 대통령 자격이 없다는 것입니까?



여러분!


이자리에서 여러분들께서 심판해 주십시오.


여러분이 그런 아내를 가진 사람은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판단하신다면


저 대통령 후보 그만두겠습니다.


여러분이 하라고 하면 열심히 하겠습니다!



언론 국유화!


과거에도 생각해본일 없고


앞으로도 그럴 생각 없습니다.


어느 언론사를 대통령이 폐간할 수 없습니다.


이치에 닿지 않는 말을 가지고


사람을 이렇게 모략해서는 안됩니다.


저는 언론을 권력으로서 흔들 생각도 없지만,


언론에게 고개를 숙이고


비굴하게 굴복하는 정치인은 되지 않겠습니다.


끝까지 맞서 싸울것입니다.


도와주십시오!


제게 힘을 주십시오!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

.

.

.


민주당 경선에서 손을 떼십시오!"




결국 인천에서 노무현 후보는 이인제 후보를 누르고 1위를 차지하였고,


이회창 후보와 보수언론에게도 시원하게 한 방 날렸다.














결국 서울과 경기지역의 경선을 거쳐 노무현은


새천년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당선된다.













나아가 이회창 후보를 누르고 끝내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정몽준 후보와의 후보 단일화와 지지철회등


여러가지 이슈가 더 있었지만


이 영화에서는 그것들은 다루지 않았다.


이 때 노무현 후보는 차기 당내 대권주자로


몇몇 의원들과 함께 추미애 의원까지 언급했었다.


그런데 추미애 의원은 그런 노무현 대통령 탄핵에


찬성표를 던졌던것이 기억난다.



시간이 지나 나름 사죄 퍼포먼스는 했지만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현재 민주당의 당대표까지 된 추미애 의원은


본인도 평생 그 실수를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오버랩되는 대통령 당선 퍼레이드와


그의 장례식.


이 영화(다큐멘터리)의 최고 연출이


이 장면이 아니었나 싶다.




나는 이 장면에서 눈물이 고였다.











그래도 김대중 대통령과는 다른 의미에서


소중한 것들을 많이 남겼다고 생각하기에 위로가 된다.


 














노무현 대통령이 변호사를 했던 시절


운전을 하셨던 분이라고 한다.



이 분이 결혼을 했을때


신혼여행지까지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운전을 해주었던 추억을 이야기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권위적인 모습과 거리가 멀다는건


그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다.











나라종금사건때 자신을 감싸주었던 것을 이야기하는 안희정 지사.


꼬리 자르기 또는 모르는척으로 일관할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정치적인 공격을 받을 위험을 감수하고,


자기 사람이라며 본인을 감싸준 노무현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이 공정한 세상을 꿈꾼 계기였을 수도 있는


중학교때의 일화.


집에 돈이 없어 등록금을 분납하겠다고 하자


"이런 놈들 때문에 학교가 안돼!"


라면서 따귀를 때렸다던 선생놈.


결국 이 때문에 학교를 그만두었다고 한다.























그의 곁에 있었던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미안해 하면서,


그리워 하면서,


약속을 다짐하면서


기억한다.











후보시절


"노무현의 시대가 올까요?"


라고 물어봤다던 故노무현 대통령.



"아... 오죠.


안올수가 없죠.


반드시 옵니다."


라고 대답했다는 유시민 작가.



"노무현의 시대가 오면 나는 거기에 없을거 같아요..."


라고 다시 이야기한 故노무현 대통령.




"첫 파도로 목표했던곳까지 못갈수도 있지만


그러면 그 다음 파도가 또 오겠죠.


첫 파도를 타고 계시기 때문에 거기까지 못갈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 그게 오기는 와요.


저는 그렇게 믿습니다."


그랬더니




"허... 그렇죠.


그런 세상이 오기만 하면야 내 없으면 어때..."


라고 이야기한 故노무현 대통령.




이 이야기를 하면서 유시민 작가의 눈에 눈물이 맺힌다.











영화의 마무리 영상.




국회의원 선거운동을 하던 시절인지


주름잡힌 양복바지에


어두운 색 반코트를 입고


걸어다니며 시민들께 인사를 하고 있다.



콧노래를 부르며


걷고 있는 그의 뒷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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