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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O미드 5부작) 체르노빌 05화 <리뷰>

 

 

 

 

 

 

 

 

 

 

 

(HBO 5부작)

미드 체르노빌 05회 리뷰

 

 

 

러시아 체르노빌 원전사고의 내용을 그린 5부작 HBO 드라마 마지막 회 리뷰입니다.

 

최근 우리나라에도 피해가 오고 있는 일본 후쿠시마의 사고와 대비해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한 드라마였습니다.

 

마지막 회의 주 내용은 재판에서 모든 진실을 밝히는 과학자들의 노력이 되겠습니다.

 

사고가 나기 전의 프리피야트 마을.

소방관 이그나텐코와 아내, 그의 친구 가족들이 보입니다.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하고 평화로워 보이는 그런 마을이었습니다.

 

그 평화로운 마을을 가로질러 출근하고 있는 디아틀로프.

이 작자의 면상을 보면 욕이 자동으로 나옵니다.

이번 마지막 회를 다 보시면 이자에 대한 분노지수는 더 오를 겁니다.

 

이 날은 1986년 4월 25일이었습니다. 체르노빌 사고가 일어나기 하루 전이죠.

 

포민이 디아틀로프와 승진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브류카노프 소장 색휘가 승진이 아주 유력하대. 모스크바로 갈지도 몰라. 소장 자리가 비면 내가 올라갈 거고, 내 자리는 누가 채울라나? 시트니코프를 뽑을까?"

 

"아놔! 나 시켜줘요!"

 

"씨 ~ 익. 생각해보지."

 

이때 소장이 들어옵니다.

 

"시험 준비는 순탄합니다. 소장뉨! 제 지시로 디아틀로프 동지가 잘하고 있어요. 허가만 하시면 출력을 더 낮춰..."

 

 

"기다려야 해. 키예프 배전소와 방금 통화했어. 10시간 동안은 전력생산을 더 줄이지 말래."

 

"아니 배전 소장 따위가 뭐라고 소장님한테 지시를 한답니까?"

 

"야 인마. 위에서 시킨 거지 걔가 했겠냐? 월말이니까 생산량 할당 맞춰야지. 전부 야근하는데 공장 전력이 있어야 해. 하... 그래서 시험은 접어야 하나?"

 

"그럴 것 없습니다."

 

"괜찮을까?"

 

"안전합니다."

 

"너한테 물어본 거 아냐."

 

포민보다는 디아틀로프를 더 신임하는 듯 한 브류카노프. 

 

"안전합니다. 1천6백에서 유지하죠. 집에 가서 한 숨 자고 오세요. 제가 직접 감독할게요."

 

소장에게 잘 보일 기회라서 무리하는 듯 한 디아틀로프.

 

시간은 다시 사고 후의 미래. 차 안에서 KGB의 수장을 만나고 있는 레가조프.

아무래도 비엔나에 가서 레가조프는 진실을 밝히지 않은 듯합니다.

 

아주 잘했다며 레가조프가 받게 될 훈장 등 여러 당근들을 내밉니다.

 

"이거 나도 못 받은 훈장이야. 게다가 자네는 쿠르차토프 연구소의 소장이 될 거야!"

 

"근데 상을 받기에 아직 일러. 재판에서 증언까지 문제없이 모두 처리하면 지급될 게야."

 

"아 건 됐고요. 반응로에 대한 안전조치를 해준다고 했자나요. 그건 어떻게 됐는데요? 수개월이 지났는데 아직 아무것도 없잖아요!"

 

"재판부터 하자고. 그거 끝나면 다 한다니깐."

 

권력자들은 안전조치에 대해 별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진실을 숨기고 자기들이 곤란해지지 않기만을 바라는 것 같습니다.

 

집에 가서 뭔가를 들여다보는 레가조프. 근데 머리가 뭉탱이로 빠지기 시작합니다. 사고처리에서 당한 피폭에 대한 영향이 슬슬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불쌍한 레가조프. 

 

호뮤크가 찾아왔습니다.

 

"비엔나 얘기를 좀 해보죠. 꾸짖으려고 온 건 아니에요. 나도 세상 돌아가는 건 아니까."

 

"차르코프 말로는 재판 후에 반응로들을 손 본답니다."

 

"그 말을 믿어요? 절대 자의로는 고치지 않을 거예요. 결함을 인정하려면 자신들의 거짓말도 인정해야 할 테니까. 법정에서 진실을 말해요! 배심원들을 설득해요! 중앙위에서 과학자들을 초청했는데 당신 얘기라면 믿을 거예요."

 

"아놔... 보고서를 썼던 볼코프가 어떻게 됐는지 아세요? 연구소에서 기냥 잘렸다고요!"

 

"진실을 말했다가는 나를 총살시킬 거요 호뮤크!"

 

"아씨! 당신이 나한테 진상을 조사하라 했잖아요! 거기 책에 다 나와 있어요. 죽은 사람들, 살아 있는 사람들의 증언! 주저하고 포기하지 않고 사람들을 구하다 죽어간 사람들을 생각해봐!"

 

"나도 피폭되면서까지 할 만큼 했다 곳! 그걸로 모자라요?"

 

"미안하지만 그걸로는 모자라요."

 

ㅋㅋ 잔인한 호뮤크.

 

재판 당일.

침울한 표정의 보리스와 레가조프. 권력자들과 멍청한 핵발전소 직원들이 싸질러놓은 똥을 치우느라 이 두 사람 정말 많은 고생을 했습니다. 엄청난 피폭도 당했고 하기 힘든 결정들도 했었죠. 이제 모든 걸 마무리하러 갑니다.

 

재판이 시작됩니다. 피고석에 선 브류카노프 소장과 디아틀로프, 포민.

 

검사의 역할을 맡은 사람은 군의 고위급 간부 같습니다 근데 어디서 많이 본 배우입니다. 왕좌의 게임에서 라니스터 가문의 수장이었던 타이윈 라니스터를 연기했던 사람이네요.  암튼 보리스의 증언으로 재판이 시작됩니다.

 

레가조프를 만나기 전까지 피고 3명에게 거짓 보고서를 받고 그걸 믿었던 보리스. 그걸 하나하나 까발리기 시작합니다.

 

"이 색휘들 안전 시험을 통과하지도 않아놓고선 거짓 보고서를 작성했어요!"

 

핵발전소에 대한 지식도 상당히 늘었습니다. 핵발전소가 돌아가는 개략적인 방식에 대해 재판관과 모두에게 설명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통과되지 못한 안전시험이 무엇이었는지 설명을 합니다.

 

갑자기 기침을 하는 보리스 장관. 피폭 때문에 건강에 이상이 생겼나 봅니다.

 

시험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생략합니다. 그리고 보리스가 3명의 멍청이들에게 한 방 먹입니다.

 

"과학은 확실하지만, 과학 시험은 이를 수행하는 사람들에게 좌우됩니다."

 

"첫 시도는 실패했습니다. 두 번째에도 실패 했습니다. 세 번째도 실패했죠. 네 번째로 시도한 것이 1986년 4월 26일입니다."

 

 

이어지는 호뮤크의 증언.

 

"사고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험이 있기 10시간 전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오후 2시경까지 출력이 반으로 줄었습니다. 평소 출력인 3천2백 메가와트에서 1천6백까지 줄어든 거죠. 안전상태를 유지하며 목표인 7백 메가와트까지 줄이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시험 전에 키예프의 배전 담당자가 자정 전까지 출력을 낮추지 말라고 합니다. 시험을 10시간 지연할 것을 요청했죠." 

 

"이게 일련의 사고에서 첫 번째 단추였습니다. 유능한 운영진이라면 시험을 중단했을 건데 세 얼간이들은 그대로 진행했습니다."

 

"시험이 위험한 건 두 가지 이유가 있었어요. 하나는 과학적인 이유였고 하나는 사람의 문제였습니다. 후자를 먼저 말씀드리죠. 자정에는 근무조가 바뀌죠."

 

"야 페도로비치! 아키모프가 빨리 제어실로 오래!"

 

"엥? 벌써 왔어?"

 

"시험 때문에 일찍 왔대!"

 

25세의 애송이 근무자 페도로비치가 제어실로 달려가자 아키모프가 말을 합니다.

 

"주간조가 하려 했던 그 시험 알지? 터빈 정지상황. 작년에 하려했던 거! 주간조 때 못해서 우리가 하게 됐어."

 

"우리가? 우리는 모르잖아?"

 

"괜찮아. 우리는 7백까지 낮추고 유지만 하면 나머지는 스톨라츄크랑 커센바움이 할 거야. 디아틀로프가 감독한대."

 

 

"해본 적도 없는걸 한다고? 그 디아틀로프 앞에서?"

 

"걱정 마 같이 하니까."

 

경험도 없고, 자신도 없는 페도로비치는 걱정이 태산입니다.

 

메뉴얼을 보니까 빨간 줄로 쭉쭉 그어진 것들이 보입니다. 아키모프가 누군가에게 전화를 해서 물어봅니다.

 

"정지 시험용 메뉴얼이 있는데 너 작년에 해봤지? 순차 표에 운전법이 있는데 취소선 그어 놓은 게 많네? 이거 어쩌라는 거?"

 

"뭐? 그냥 하라고? 어 구래."

 

"아니 그럼 왜 그어 놓은겨?"

 

뭔가 미심쩍은 페도로비치.

 

디아틀로프가 제어실로 들어왔습니다.

 

"다들 뭘 해야 할지 잘 알고 있겠지?"

 

뭘 해야 할지 잘 모르는 것 같은 초짜들에게 압박부터 하는 디아틀로프.

 

 

"반응로 돌고 있는데 터빈을 꺼야 한다고? 그럼 안되지 않나?"

 

동료끼리 슬쩍 주고받는 말을 들었는지 디아틀로프는 화를 냅니다.

 

"야! 닥치고 할 일이나 해. 토프투노프 출력 7백까지 낮춰라!"

 

"이렇게 낮은 출력에선 해 본 적 없는데..."

 

"괜찮아. 내가 있잖아..."

 

아키모프 이 색휘도 근거 없이 되게 긍정적입니다.

 

"이게 뭐냐면요... 유리 가가린한테 발사대에 오르기 전까지 우주 탐사 임무에 대해 아무것도 안 알려준 거랑 똑같은 겁니다."

 

찰진 비유로 디아틀로포를 까는 호뮤크.

 

"주어진 메뉴얼은 생전 처음 보는 건데 그중 일부에는 취소선까지 찍찍 그어져 있었죠. 야간조는 실험 교육을 받은 적 도 없었으며 시험을 하는지도 몰랐습니다. 게다가 그날 밤 반응로의 제어와 안정을 담당한 레오니드 토프투노프는 겨우 25살이었고, 경력은 고작 4개월이었지요. 이것이 사람의 문제였습니다. 하지만 반응로의 내부 노심의 원자들 사이에서는 훨씬 더 위험한 것이 생성되고 있었습니다. 독물질이죠. 자정에서 28분이 지난 시각입니다."

 

여기까지 설명을 마치고 내려오는 호뮤크. 다음의 설명은 레가조프에게 넘깁니다.

 

과연 레가조프는 KGB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모든 진실을 털어놓을까요?

 

"동료들이 많이 와 주셔서 좋네요."

 

의미 심장한 첫마디로 진술을 시작하는 레가조프.

 

"핵물리학자가 아니더라도 체르노빌 사고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것만 아시면 돼요."

 

 

"반응로 내부에서는 두 가지 일이 발생합니다. 전력을 만드는 반응성이 올라가거나 내려가는 거죠."

 

"그게 다예요."

 

조금 더 자세하게 설명하기 시작하는 레가조프. 간단한 설명은 아니지만 어떻게 하면 핵발전소 내부의 반응성이 올라가고 내려가는지 기본 원리에 대한 설명이었습니다.

 

<중략>

 

"이 보이지 않는 춤의 향연은 연기와 불길도 없이 온 도시를 밝혀줍니다. 아름답지요. 정상적인 상황에서는요. 우라늄이 붕괴하며 에너지를 방출할 때 우라늄은 제논이라는 원소로 쪼개집니다. 제논은 반응성을 떨어뜨리죠. 호뮤크 동지가 말한 독극물이 바로 이겁니다. 10시간 동안 제논이 연소되지 않고 노심에 독을 축적했습니다."

 

"독이 축적되며 균형을 벗어났죠. 자정에서 28분이 지난 후에 반응로는 출력을 낮출 준비가 됩니다. 그 후 1시간도 안되어 폭발해 버렸습니다. 당신들은 멈춘 원자로가 어떻게 폭발에 이르는지를 이해 못 하실 수도 있습니다. 핵발전소 제어실에서 일하시는 게 아니니까요. 근데 정작 알고 보니 당사자들도 이해를 못하고 있었습니다."

 

"거 색휘들 드럽게 꾸물대네. 진작에 끝냈어야 하는데! 확 다 잘라버릴라!"

 

자기들이 하고 있는 게 뭔지도 모르는 작업자들을 독촉하기만 하던 디아틀로프.

 

"야 인마 커센바움. 이 할머니들이 일 다하면 불러라."

 

그 와중에 담배 피우러가는 디아틀로프.

 

디아틀로프가 담배피러 간 사이 출력이 확 떨어집니다.

 

"이거 왜 이러지?" 건드리지도 않았는데?"

 

이상현상에 대해 황급히 책임자에게 보고를 합니다.

 

"저기 디아틀로프 동지... 뭔가 이상한데요?"

 

"하놔..."

 

"저희는 제대로 했습니다. 독 축적이 의심됩니다."

 

"독이 쌓였다면 늬들이 제대로 못한 거지~! 버럭!"

 

병진 같은 디아틀로프는 쌓일 수밖에 없었던 제논에 대해 작업자들을 나무랍니다. 이에 아키모프가 제안을 합니다.

 

"LAC를 끄면 제어가 쉬워질 겁니다."

 

"어서 해!"

 

 

그러자 출력이 더 떨어지더니 발전기가 아예 꺼지는 것 같습니다. 하라고 해 놓고 버럭 화를 내는 디아틀로프.

 

"뭘 한 거야!?"

 

"말씀대로 했습니다.!"

 

"이런 아마추어 새끼들!"

 

자신의 승진이 걸려 있는 시험이 뜻대로 되지 않자 계속 작업자들만 조지는 디아틀로프. 저 같으면 면상을 한 대 후려갈기면서 "니가 해봐 갱새끼야!" 라고 했을 건데, 아키모프는 사회생활을 잘하는 사람이었나 봅니다.

 

"불충분한 결과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이러면서 디아틀로프를 다독입니다. 그러면서 시험을 완전히 중단하려 하지만 디아틀로프가 가만히 두지 않습니다.

 

"뭐 하는 거야?"

 

"완전히 중단해야 합니다. 제논 축적이 우려됩니다. 중단 후 24시간 기다려야 합니다."

 

"오늘 밤에 실험한다. 다시 7백까지 올려!"

 

"규칙상 안 되는데요?"

 

"시끄러워 이 색휘들! 내 경력이 25년이야. 여기 나보다 오래된 사람 있어? 내가 안전하다면 안전한 거닷!"

 

막무가내로 시험을 재개시키는 디아틀로프.

 

"니들 확 다 잘라버리고 재취업 못하게 해 버릴 수도 있어. 존말 할 때 출력 올려"

 

협박하는 디아틀로프.

 

법정에서 이의를 제기하는 뻔뻔한 디아틀로프.

 

"아닌데요? 저 그때 거기 없었는데요? 저 그때 화장실 갔었어요."

 

정말 명치를 세게 한 대 때려주고 싶네요.

 

"저거 거짓부렁입니다. 호뮤크가 당일의 제어실 전원을 면담했는데 모두 같은 진술을 했습니다."

 

거짓말이 금방 들통나는 디아틀로프.

 

"디아틀로프의 지시가 틀렸음을 알았지만 지시를 안 따르면 해고하겠다고 했어요. 토프투노프가 죽기 하루 전에 증언을 했습니다. 디아틀로프 당신은 제어실에 있었고 출력을 높이라고 지시했어요."

 

이때 보리스가 기침을 하기 시작합니다.

 

잠시 휴정을 하는 재판관.

 

잠시 밖에 나와 보리스와 레가조프가 대화를 나눕니다. 의사말로는 기껏해야 1년정도 남았다고 하는 보리스. 객혈을 한 손수건을 레가조프에게 보여줍니다.

 

"나 인생 헛산거 같아..."

 

침울한 보리스 장관.

 

게다가 거짓말쟁이 3인방의 보고를 그대로 믿고 있었던 무능했던 자신에 대한 성찰까지 합니다. 이에 듣고 있던 레가조프가 위로를 합니다.

 

"저 같은 과학자는 얼마든지 있어요. 누구라도 저를 대신할 수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당신은.... 우리가 요청하고 필요한 모든 것들 인력, 물자, 월면차까지.... 누가 그렇게까지 할 수 있었겠어요? 국가는 중앙의 그 많은 장관들과 대표들 중에... 말 잘 듣는 놈들 다 제쳐두고 실수로 당신이라는 좋은 사람 하나를 보낸 겁니다."

 

"보리스 진심으로 당신만큼 중요한 사람은 없었어요."

 

뭐 맞는 말이기는 합니다. 레가조프가 이것저것 증명해가며 믿음을 준 것도 있었지만... 사고처리과정에서 보리스는 상당히 유능한 관리자였습니다.

 

드라마적 요소인지 진실이 그랬는지 잘 모르겠지만, 가급적 사실을 기반으로 만들었다고 믿고 싶네요.

 

재판이 재개되고 다시 레가조프가 증언합니다. 국가에 의해 감춰진 RBMK반응로의 구조적 위험성과 디아틀로프의 무능함이 더해져 상황이 점점 어떻게 악화되는지 과학적인 설명이 이어집니다.

 

디아틀로프는 자신의 승진이 걸려있는 시험의 완성을 위해 반대하는 작업자들을 계속 닦달합니다. 

 

시험은 이미 망쳤는데 되지도 않는 억지를 부린 디아틀로프.

 

점점 더 상황이 극단을 향해 치닫습니다.

 

 

과학적인 설명을 이어가는 레가조프.

 

"이쯤 되면 이젠 늦었던 거죠. 멈출 수 없습니다."

 

출력을 올리자 쌓여있던 독소에 의해 급속히 균형을 잃고 반응로가 폭주하기 시작합니다.

 

"내 이럴 줄 알았어. 꽃 됐다!"

 

급격히 출력이 올라가는 것에 놀라는 작업자들.

 

 

디아틀로프도 당황합니다. 물론 책임을 자신에게 돌리는 짓은 안 하죠.

 

"뭔 짓을 한 거야 이 색휘들아!"

 

"사실 디아틀로프는 이 멈춤버튼(AZ-5)만 믿고 이 지랄을 했던 겁니다. 근데 이게 안 먹힐 거라는 건 디아틀로프도 몰랐어요."

 

자신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진실의 폭로 앞에 선 레가조프.

 

그걸 눈치챈 건지 디아틀로프는 법정에서 마지막 발악을 합니다.

 

"거짓말쟁이 레가조프. 할 수 있으면 더 말해봐 임마!"

 

피고의 미친 발악에 당황한 재판관들이 재판을 휴정하려고 합니다.

 

"아직 안 끝났는데요?"

 

라는 레가조프의 발언에도 재판을 멈추려고 하자...

 

용감한 보리스가 저지합니다. 수명이 1년밖에 안 남아서 용감한 건지, 레가조프에게 감동받은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아놔 그렇게는 안되지! 지금부터 시작인데!!"

 

 

"다시 말하면, 저 멍청한 디아틀로프는 모든 걸 중단시키는 AZ-5 버튼만 믿고 이 지랄을 했던 거예요. 발전소 소장으로 빨리 승진하고 싶어서요. 하지만 중단 시스템에는 치명적 결함이 있었습니다."

 

"1시 23분에 아키모프가 AZ-5를 누릅니다. 제어봉의 붕소는 반응성을 줄여주지만 제어봉 끝부분에 문제가 있었죠. 끝부분은 흑연이었고 이것이 반응성을 올립니다."

 

"왜죠? 왜일까요? 우리의 반응로 주변에는 서방처럼 차폐가 없고, 우리는 제대로 농축된 연료를 쓰지 않으며, 우리만 흑연감속재를 쓰고 양의 기포 계수를 갖습니다. 싸다는 게 이유입니다!"

 

"노심에 흑연이 먼저 닿자 반응성이 급증하고, 모든 액체 상태의 물 분자가 즉시 기화되며 일련의 연료 채널을 파열시킵니다. 해당 채널의 제어봉은 더 움직일 수 없고 흑연 부분은 끼인 채로 끝없이 반응을 가속합니다. 체르노빌 4번 반응로는 이제 핵폭탄입니다."

 

"시험하는 줄 도 몰랐던 근무자 페레보첸코는 육중한 반응로 강철 커버에서 불가능한 현상을 보게 됩니다. 각 350킬로그램이 나가는 제어봉과 연료 채널 캡이 아래위로 흔들리죠. 경고를 하러 제어실로 뛰어갔지만 막을 수 없었죠."

 

"1시 23분 44초 증기로 인해 더 많은 연료 채널이 파괴됩니다. 출력이 어디까지 올랐는지 모릅니다. 마지막 수치만을 알 뿐이죠."

 

"3천2백 메가와트로 작동하게 된 4번 반응로는 3만 3천을 넘깁니다. 노심의 증기는 더 갇혀있지 못합니다."

 

조용해진 디아틀로프 개생퀴.

 

"마침내 1시 23분 45초 폭발합니다. 반응로 덮개가 날아간 직후 산소가 들어가고 수소 및 과열된 흑연과 결합하게 됩니다. 재앙의 고리는 완성되었습니다."

 

 

"뻥!"

 

"중지 버튼이 뇌관이 될지 그날의 누구도 몰랐습니다."

 

"국가가 감춰왔으니까요!"

 

"하놔. 레가조프씨 비엔나에서 증언한 것과 다르잖아요!"

 

"비엔나에서의 증언은 거짓이었어요. 온 세상에게 거짓말을 했습니다. 비밀을 지킨 건 저 말고도 많아요."

 

결국 모든 것을 털어놓은 레가조프. 

 

"연방 내에 결함을 지닌 반응로가 16개입니다. 그중 셋은 체르노빌 20km 밖에서 가동 중이죠. "

 

"레가조프 교수! 사태의 책임이 국가에 있다는 주장이라면 위험한 지점에 발을 들이는 겁니다."

 

"우리가 있는 이곳이 바로 위험한 곳이에요. 우리의 비밀과 거짓 때문입니다. 그게 저희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진실이 불쾌할 때 우리는 거짓을 말하며 진실의 존재를 잊을 때까지 이를 반복합니다. 하지만 진실은 여전히 거기 있습니다. 우리의 모든 거짓은 진실에게 빚을 집니다. 언젠가 그 빚은 갚게 됩니다. 그게 RBMK반응로가 폭발한 이유입니다. 거짓 때문이죠."

 

사태의 진실을 모두 말하고 만 용감한 레가조프.

 

보리스와 호뮤크도 큰 몫을 했습니다.

 

레가조프는 재판이 끝나고 KGB에 끌려갑니다.

 

총살을 각오한 레가조프. 

 

"레가조프 너 인마! 쿠르차토프 연구소에선 유대인 과학자의 승진도 제한하고 크렘린 공직자들의 눈에 들려고 했자나! 넌 우리랑 한패야 임마! 넌 용감하지 않아! 넌 영웅이 못 돼!"

 

어차피 재판에서 레가조프에 의해 밝혀진 진실들은 얼마든지 권력의 힘으로 다시 덮을 수 있었는가 봅니다. 당연히 총살당할 줄 알았던 레가조프를 KGB 수장 차르코프는 죽이지 않겠다고 합니다.

 

"저는 제가 누구인지 알고 저의 행적도 알고 있습니다. 정의에 따라 제가 총살된다면 거짓말 때문일 겁니다. 진실을 말했기 때문은 아닐 겁니다."

 

"과학자 들이란... 멍청할 정도로 이유에 집착하는군. 총알에 머리가 뚫리고 나면 그게 다 뭔 소용이겠나?"

 

"..."

 

"총살은 없을 거네 레가조프. 비엔나의 자네를 세상이 봤어. 죽인다면 부끄러운 일이지. 오늘의 증언은 국가에서 채택하지 않을 거네. 언론으로 유포되지도 않을 것이고. 없었던 일이야! 자네는 살 거야. 얼마가 남았든. 직함과 사무실은 유지해도 과학자로서는 살아갈 수 없겠지. 친구도 없을 거야. 너보다 못한 사람들이 네 공을 가져갈 거야. 오래 살면서 그 과정을 지켜보게."

 

어찌 생각하면 총살보다 더 끔찍한 형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차르코프는 역시 생긴 대로 악랄한 생퀴였습니다.

 

조사를 받고 나오는 레가조프를 멀리서 바라보고 있는 보리스와 호뮤크. 레가조프는 진실의 폭로에 있어서 자신의 독단 행동이었음을 주장하여 보리스와 호뮤크를 지켜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레가조프의 내레이션이 흐르며 드라마가 끝납니다.

 

"과학자가 된다는 건 순진해진다는 것이다. 진실을 찾는데만 열중한 나머지 진실을 원하는 사람이 드묾을 잊고는 한다. 하지만 언제나 진실은 있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아도 우리가 보려 하지 않아도... 진실은 우리의 필요와 바람에 관심 없다. 체제와 이데올로기에도 관심없다. 진실은 언제나 숨어서 우리를 기다릴 것이다. 이것이 체르노빌의 유일한 선물이다. 한때 나는 진실의 대가가 두려웠으나 이제 나는 다만 묻는다. 거짓의 대가는 무엇인가?"

 

진실과 거짓에 대한 성찰은 비단 체르노빌의 사고뿐 아니라 인류의 모든 문제에 적용 가능한 명언이 아닐까 합니다. 저는 권력자들 뿐 아니라 일반 대중들도 자신이 원하는 진실만 보려 하는 성향이 많다고 생각을 합니다.

 

보너스로 실제 인물들의 자료와 실제 상황에 대한 몇 가지 설명이 덧붙여집니다.

이 사람이 진짜 레가조프군요.

사고 수습에 대한 열정과 진실을 밝히려는 모습은 정말 존경스러웠습니다.

 

결국 레가조프의 죽음은 소련이 핵반응로의 결함을 인정하게 만들었습니다.   

 

사실 호뮤크는 이 드라마의 유일한 가상 인물이었습니다. 레가조프를 도와 사고 수습과 진실규명에 힘쓴 여러 과학자들을 한 명의 캐릭터에 모아 스토리를 진행했나 봅니다. 

 

보리스는 방사능 피폭 때문에 결국 사고 수습 후 4년이 조금 더 지나 사망했군요.

 

드라마의 캐릭터들이 실제 인물들과 너무 닮아서 깜딱 놀랐습니다. 개놈의 시키들 3인방입니다. 셋 다 총살 안 당하고 멀쩡하게 살았군요. 망할...

 

디아틀로프만 피폭에 의한 후유증으로 빨리 죽었나 봅니다. 불쌍하지도 않습니다.

 

불쌍한 소방관들이 입었던 의복은 아직도 엄청난 방사능을 내뿜고 있다고 합니다. ㅎㄷㄷ

 

소방관의 아내 루드밀라 이그나텐코는 후유증이 좀 있지만 다행히 죽지 않았군요. 게다가 나중에 다시 임신해서 아들을 낳았다고 합니다. 그 아기는 괜찮을지 걱정입니다.

 

1회에서 프리피야트 마을 사람들이 발전소 폭발을 구경하던 철교.

여기서 구경한 사람들은 죄다 죽은 모양입니다.

ㅎㄷㄷ

 

열악한 환경에서 애쓴 광부들도 많이 죽었습니다. 이 사람들이 아니었다면 오염지역은 엄청나게 더 넓어졌을 겁니다.

 

녹은 핵연료가 물에 닿아 광범위한 폭발을 일으킬 뻔한 것을 막은 3명의 잠수부 근로자들은 다행히 피해가 크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오염지역에서 피폭되면서 일을 한 사람들에 대한 공식 기록을 남기지 않은 소련 정부.

 

그렇게 애썼음에도 오염지역의 규모는 2천6백 제곱 킬로미터.

ㅎㄷㄷ

 

프리피야트는 지금도 여전히 사람이 살 수 없는 지역입니다.

 

많은 사람들의 희생 위에서 2017년 (사고 후 31년?)에 겨우 차폐 구조물이 완성되었다고 합니다. 한데 이것도 겨우 100년밖에 유지가 안된다네요... 핵폐기물 중에는 반감기가 몇만 년이 넘는 것도 있다고 하던데 이거 최소 몇 백 년~ 몇 천년은 계속 덮어둬야 하는 거 아닌가요? 훌륭한 조상님들 덕분에 후손들이 고생하겠네요.

 

방사능 피폭은 노약자(노인, 어린이와 여성)들에게 더 치명적이라고 합니다. 

 

피해규모를 숨기고, 축소하기 급급 했겠지요. 이건 소련이 공산국가라서 그런 건 아닐겝니다. 민주주의 국가인 일본을 봐도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일본에서는 방사능의 영향에 따른 질병률 증가나 지역별 방사능 수치에 대한 기록을 공식적으로 남기고 있지 않습니다.

 

31명이라니... 정말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생퀴들입니다.

 

 

30~40년이 지난 체르노빌의 진실이 이렇게나 밝혀지기 힘들었던 겝니다. 일본도 마찬가지입니다. 레가조프 같은 양심 있는 과학자들이 나오지 않는 한 일본의 자세한 피해와 오염에 대한 상황은 앞으로 영영 묻힐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이 드라마를 보기 전에도 원전을 반대하는 쪽이었습니다.

유튜브에서 김익중 교수의 탈핵 관련 동영상을 보고 많은 부분에서 공감을 했기 때문입니다.

일본은 이미 망했다는 식의 일부 주장에는 섣부른 판단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큰 사고가 일어났을 때 인간이 통제할 수 있는 기술이 없다는 것과,

엄청나게 넓은 공간과 긴 시간 동안의 방사능 오염,

인류 역사의 3대 원전사고의 원인이 모두 달랐다는 점(사고에 대한 예측불가),

우리나라의 좁은 국토에서는 사고가 한 번 나면 타격이 소련, 일본과는 비교가 안될 거라는 큰 위험성,

폐기물의 어마어마한 보관기간과 비용,

그에 따른 후손들에 대한 미안함...

등의 이유로 말입니다.

 

드라마를 보고 나니 생각이 더욱 확고해집니다.

민주주의 국가의 진보성향 정부라고 해도 피해가 일어났을 때 모든 진실을 밝히는 것은 사회의 질서유지와도 연관이 있기 때문에 힘들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일본의 아베 수상이 얼마 전

"후쿠시마의 모든 상황은 통제하에 있스무니다"

라고 말하던 것이 이 드라마에서 사고 초반 브류카노프가 하던 말과 완벽히 오버랩되었습니다.

후쿠시마도 멜트다운이 진행되었고, 얼마만큼 지하수가 오염되었는지 파악이 안 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그 지하수가 얼마나 넓게 퍼져 동식물을 오염시키고, 사람들을 오염시킬지 걱정이 됩니다.

외부 피폭보다 내부피폭이 훨씬 위험하다니 말입니다.

게다가 태평양에 오염수를 방류하는 것도 모자라, 선박의 평형수로 넣어서 우리 바다를 오염시키고 있다는 기사도 봤는데... 정말 열 받더군요.

 

암튼... 원전 이거 너무 위험해요.

모두 없어져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