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리뷰>

2018. 7. 25.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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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리뷰>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국내도서
저자 : 유시민
출판 : 생각의길 2015.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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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다른 책들도 그렇지만 참 좋은 책이다. 자타가 공인하는 '지식 소매상'이라는 유시민 작가의 타이틀에 걸맞는 실용서였다. 글을 잘 쓰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간단하고 명쾌하게 정리한 책.



<목차 정리>


 

글쓰기가 두려운 그대에게



1. 논증의 미학

   - 취향을 두고 논쟁하지 말라

   - 주장은 반드시 논증하라

   - 주제에 집중하라


2. 글쓰기의 철칙

   - 글쓰기는 기능이다

   - 발췌 요약에서 출발하자

   - 글쓰기의 철칙1

   - 글쓰기의 철칙2

   - 혹평과 악플을 겁내지 말자

 

3. 책 읽기와 글쓰기

   - 독해력

   - 모국어가 중요하다

   - 번역서가 불편한 이유

   - 말이 글보다 먼저다

   - 추천도서 목록을 무시하라


4. 전략적 독서

   - 독해란 무엇인가

   - 글쓰기에 유익한 독서법

   -《자유론》과《코스모스》

   - 전략적 도서 목록



5. 못난 글을 피하는 법

   - 못난 글 알아보기

   - 우리글 바로쓰기

   - 중국 글자말 오남용

   - 일본말과 서양말 오염

   - 단문 쓰기

   - 거시기 화법

   - 우리말의 무늬


6. 아날로그 방식 글쓰기

   - 글쓰기 근육

   - 짧은 글쓰기

   - 군더더기 없애는 법

   - 소통의 비결


7. 글쓰기는 축복이다

   - 사는 만큼 쓴다

   - 돈으로 살 수 없는 것

   - 글쟁이의 정신승리법


8. 시험 글쓰기

   - 시험 글쓰기의 특별함

   - 시험 전에 할 일

   - 실전 연습과 그룹 첨삭


책의 주제는 명확하다. 리포트나 에세이같은 논리적 글쓰기에 대한 방법론을 다룬다. 하지만 작가님이 강력 추천한 이오덕 선생의 '우리글 바로쓰기', 박경리 작가의 '토지'같은 책들은 어법과 어휘에 관한 것이어서 문학 작품을 쓸 때도 전혀 무관하지만은 않을 것 같다. 각종 샘플(글)을 이용해서 설명을 하기 때문에 지루하지도 않고 재미있다.

핵심은 꾸준한 독서와 몸에 익을정도의 글쓰기 연습이다. 주제만 보면 다른 글쓰기 책에 비해 특별할 것 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좋다고 느껴지는 이유는 분명히 있다.  






1.논증의 미학



P. 18 ~ 19

그렇지만 근본은 생각이다. 논증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보여주는 글을 쓰고 싶다면 무엇보다 생각을 바르고 정확하게 해야 한다. 논리 글쓰기를 잘하려면 먼저 논리적으로 앞뒤가 맞게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해관계에 따라 판단 기준을 바꾸고 감정에 휘둘려 논리의 일관성을 깨뜨리면 산문을 멋지게 쓸 수 없다.

...중략...

첫째, 취향 고백과 주장을 구별한다. 둘째, 주장은 반드시 논증한다. 셋째, 처음부터 끝까지 주제에 집중한다. 이 세 가지 규칙을 잘 따르기만 해도 어느 정도 수준 높은 글을 쓸 수 있다.



논리와 감정에 대한 고찰이 인상 깊다. 이는 글쓰기 뿐 아니라 평소 주변사람과의 불필요한 다툼이나 논쟁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한다. 다툼의 대상이 주관적인것이나 가치관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팩트에 대해 논쟁하고 있다는 착각에 쉽게 빠진다. 상대방이 내 생각에 동조하지 않으면 화까지 난다. 나도 한 때 친구들과 많이 겪었던 일이기도 하다. 미친 피어싱, 나쁜 칼럼, 아메리카노 논란등의 사례가 재미있다.






2. 글쓰기의 철칙



P. 68

독해력과 문장 구사력 그리고 요약 능력은 서로를 북돋운다. 독해력이 좋을수록 요약을 더 잘할 수 있다. 요약을 전제로 텍스트를 읽으면 독해력을 기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요약을 열심히 하면 저절로 문장 구사 능력이 발전한다.

P. 77

훌륭한 글은 뜻을 잘 전달하기 때문에 이해하기 쉽다. 훌륭한 글은 읽는 사람의 이성을 북돋우고 감정을 움직인다.

P. 79

책을 많이 읽을수록 아는 것이 많아진다. 아는 게 많을수록 텍스트를 빠르게 독해할 수 있고 정확하게 요약할 수 있다.

P. 93

혹평을 받더라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혹평도 반갑게 듣고 즐겨야 한다. 그렇게 해야 글이 는다. 남몰래 쓴 글을 혼자 끌어안고만 있으면 글이 늘 수 없다.

...

내 글이 좋으면 수준 있는 댓글이 붙는다. 칭찬하는 댓글뿐만 아니라 비판하는 댓글도 수준이 높아진다. 댓글을 주의 깊게 읽으면 글솜씨를 개선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유시민 작가님이 대단하다고 느낄때가 있다. 방송에 나와 얘기할때도 그렇고 책을 봐도 그렇다. 어렵고 복잡해 보이는 문제를 알아듣기 쉽게 풀어 설명하는 능력을 접할때다. 이 분야에 있어서는 작가님보다 더 뛰어난 사람을 보지 못한 것 같다. 이 능력은 글쓰기에도 필요하다. 

"훌륭한 글은 뜻을 잘 전달하기 때문에 이해하기 쉽다."


요약을 전제로 텍스트를 읽는 방법에 대한 고찰도 신선했다. 평소 생각없이 책을 읽고 리뷰를 쓰려고 하면 잘 정리가 안되던 나의 독서 방법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3.책 읽기와 글쓰기 


 

P. 100

앞에서 말했듯이 훌륭한 글은 뚜렷한 주제 의식, 의미 있는 정보, 명료한 논리, 적절한 어휘와 문장이라는 미덕을 갖추어야 한다.... 이 네가지는 따로따로 배우고 익히는 게 아니다. 넷 모두 한꺼번에 얻거나, 하나도 얻지 못하거나, 둘 중 하나다.

<중략>

독해력을 기르는 방법은 독서뿐이다. 결국 글쓰기의 시작은 독서라는 것이다. 독해력은 글쓰기뿐만 아니라 모든 지적 활동의 수준을 좌우한다. 눈으로 텍스트를 읽고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은 텔레비전을 보거나 강연을 들을 때도 핵심을 잘 파악하지 못한다.



독해력을 기르는 방법은 독서뿐. 어린시절 책 읽는 습관을 들이지 못했던 자신에 대해 후회하게 만드는 챕터다. 

"왜 꾸준히 더 많이 읽지 않았을까... ㅠㅠ"


아이들에 대한 추천도서 목록을 무시하라는 주장이 눈에 띈다. 4챕터에서 나오는 작가님의 전략적 도서 목록과 모순되지 않나 의아한 분들도 계실것 같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이건 어린 아이들에 대한 얘기이고, 작가님의 추천 도서는 여러가지 이유로 "글을 쓰는데 도움이 되는..."이란 전제가 붙는다.






4. 전략적 독서



P. 127 ~ 128

글쓰기에 특별히 도움 되는 책이 있을까? ....

독해하기가 쉬운 책이 있고 어려운 책이 있다. 쉬운 책만 읽어서는 독해력을 기르기 어렵다. ....

최선은 빠르게 읽으면서도 깊이 있게 이해하고, 단순히 이해하는 수준을 넘어 비판적으로 해석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다.


P. 137

셋째는 지적 긴장과 흥미를 일으키는 책이다. 이런 책이라야 즐겁게 읽을 수 있고 논리의 힘과 멋을 느낄 수 있다. 좋은 문장에 훌륭한 내용이 담긴 책을 즐거운 마음으로 읽으면 지식과 어휘와 문장과 논리 구사 능력을 한꺼번에 얻게 된다.


P. 164

읽기 수월한 책은 아니다. 아는 게 많고 독해력이 좋은 사람은 쉽게 읽겠지만, 한 번 읽어서는 내용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 단계를 견디고 넘어서야 한다. 한 번 읽어서 이해가 되지 않으면 한 번 더 읽으면 된다. ...

완벽하게 다 이해하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 그 책이 다룬 개념과 논리를 어느 정도만 이해하면 충분하다. 힘이 든다고 해서 이런 책을 다 건너뛰면 개념과 논리를 배우지 못할 뿐만 아니라 어휘와 문장도 익히지 못한다. 그래서는 아무리 열심히 써도 글이 늘 수 없다.


 


속독에 관한 언급이 있다. 빠르게 읽으면 좋긴 하지만 이해가 없는 속독은 의미없다는 충고도 빠지지 않았다. 이 챕터는 내가 이 책을 구입하게된 중요한 동기이기도 하다. 글쓰기에 도움되는 유시민 작가의 추천 도서 목록이 궁금했다.


칼세이건 <코스모스>

박경리 <토지>

존 스튜어트 밀 <자유론>


일단 이 세권은 작가님의 강추 목록이다. 한,두번이 아니라 열번정도 다독해 보기를 권한다. 각 책마다 추천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설명하는데 대체로 공감할 수 있었다. 사실 이중에서 내 개인적으로 눈에 띄어 기분 좋았던 책은 <코스모스>다. 이미 두 번 정도 읽어본 책인데 작가님이 추천하는 이유 그대로였다. 읽고 난 후 느꼈던 엄청난 재미와 충격은 말 할 수 없었다. 수학을 못하고 싫어해서 문과를 택했던 주제에 다시 어린시절로 돌아간다면 꼭 천문학자가 될 것이라는 생각까지 하게 만들었다. 



그 외의 추천 도서 목록


라인홀드 니버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

레이첼 카슨《침묵의 봄》

리처드 도킨스《만들어진 신》

리처드 도킨스《이기적 유전자》

리처드 파인만 강의, 폴 데이비스 서문《파인만의 여섯 가지 물리 이야기》

마이클 센델《정의란 무엇인가》

막스 베버《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소스타인 베블런《유한계급론》

스티븐 핑커 외《마음의 과학》

슈테판 츠바이크《다른 의견을 가질 권리》

신영복《강의》

아널드 토인비《역사의 연구》

앨빈 토플러《권력이동》

에드워드 카《역사란 무엇인가》

에른스트 슈마허《작은 것이 아름답다》

에리히 프롬《소유냐 삶이냐》

장 지글러《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장하준《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재레드 다이아몬드《총,균,쇠》

정재승《정재승의 과학콘서트》

제임스 러브록《가이아》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불확실성의 시대》

진중권《미학 오디세이》

최재천《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카를 마르크스, 프리드리히 엥겔스《공산당선언》

케이트 밀렛《성性 정치학》

토머스 모어《유토피아》

한나 아렌트《예루살렘의 아이히만》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시민의 불복종》

렌리 조지《진보와 빈곤》



읽어 본 책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책이 더 많다. 앞으로 읽을 책 리스트에 많은 참고가 될 것 같다. 


<잡설>

리처드 도킨스의 책이 2권이나 들어가 있다. 사실 난 <코스모스>를 읽게 된 계기도 도킨스의 책이었다. 도킨스를 읽고 나서 대중과학에 엄청난 흥미가 생겼다. 진화론에 대한 상식이 넓어진 것도, 별 생각없는 무신론자에서 나름 생각을 가진 무신론자로 변한 것도 도킨스를 읽은 것이 계기였다. 위의 2권 외에도 <눈먼 시계공>, <현실, 그 가슴 뛰는 마법>, <확장된 표현형>, <에덴의 강>, <무지개를 풀며>, <진화론 강의> 등 재미있는 책이 많다.






5. 못난 글을 피하는 법



P. 167 ~ 168

'행복한 가정은 다 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 이유가 다르다.' 

《안나 카레니나》


'못난 글은 다 비슷하지만 훌륭한 글은 저마다 이유가 다르다.'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P. 169

글을 잘 쓰려면 무엇보다 잘못 쓴 글을 알아보는 감각을 길러야 한다. ...

어떻게 하면 잘못 쓴 글을 알아볼 수 있을까? 쉽고 간단한 방법이 있다. 텍스트를 소리 내어 읽어보는 것이다.


P. 174

말로 해서 좋아야 잘 쓴 글이다. 글을 쓸 때는 이 원리를 잊지 말아야 한다.


 


못난 글을 알아보는 쉬운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그리고 중국말, 일본말, 서양말 오남용에 대한 조언도 있고, 단문이 좋은 이유도 설명한다. 이오덕 선생의 <우리글 바로쓰기>에 대해서도 언급하는데, 작가님 본인도 이 책을 읽고 난 후 더 좋은 글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6. 아날로그 방식 글쓰기



P. 228

글쓰기는 티끌 모아 태산이 맞다. 하루 30분 정도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수첩에 글을 쓴다고 생각해보자.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매주 엿새를 그렇게 하면 180분, 세 시간이 된다. 한 달 이면 열두 시간이다. 1년을 하면 150시간이 넘는다. 이렇게 3년을 하면 초등학생 수준에서 대학생 수준으로 글솜씨가 좋아진다.


P. 236 ~ 237

긴 글보다는 짧은 글쓰기가 어렵다. 짧은 글을 쓰려면 정보와 논리를 압축하는 법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압축 기술은 두가지다.

첫째, 문장을 되도록 짧고 간단하게 쓴다.

둘째, 군더더기를 없앤다.

...

없애버려도 뜻을 전하는데 큰 지장이 없으면 군더더기다.


P. 240

속도감 있는 문장을 쓰는 작가 스티븐 킹도 《유혹하는 글쓰기》에서 부사를 없애라고 권했다. 앞에서 고친 글에서 뜻을 전하는 데 꼭 필요하다고 할 수 없는 부사와 관형사를, 그리고 그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문장 요소를 제거했다.


P. 250

글은 다른 사람이 이해할 수 있게 써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텍스트 안에서 뜻이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말을 되도록 쓰지 말아야 한다.


P. 253

타인에게 텍스트를 내놓을 때는 텍스트 자체만 읽어도 이해할 수 있도록 쓰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게 글 쓰는 사람이 지녀야 할 마땅한 자세라고 생각한다. 그런 자세를 유지하려면 지식과 전문성을 내보이려는 욕망을 버려야 한다.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는 나도 예전에 되게 재밌게 본 책이다. 지옥으로 가는 길에는 부사가 넘쳐날 거라는 킹의 재치있는 비아냥이 기억에 남는다. 책속에서 작가가 상황설정을 해주고소설을 써보는 연습문제도 있었는데 조금 써보다 포기한 기억이 난다.


이 챕터 초반에는 앞에서 계속 했던 조언이 흥미롭게 반복되고 있다. 글쓰기 근육을 키우는 방법이다. 무조건 많이 쓰면서 연습하는게 최고다. 책을 아무리 많이 읽어도 직접 쓰는 연습을 하지 않으면 글쓰기 능력이 향상 될 리 없다. 군더더기를 없애 문장을 짧게 만드는 것과 지적 허영심에 빠지지 말라는 조언도 가슴에 와 닿는다. 단어와 표현이 하나같이 어려운 글을 보면 작가가 참 불친절 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는데(머리에 든 사람들만 읽으라는 배짱인지;;) 이에 대해 작가님이 속 시원하게 한 마디 해준다. 






7. 글쓰기는 축복이다


 

P. 264

훌륭한 생각을 하고 사람다운 감정을 느끼면서 의미 있는 삶을 살아야 그런 삶과 어울리는 글을 쓸 수 있게 된다. 논리 글쓰기를 잘하려면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떳떳하게 살아야 한다. 무엇이 내게 이로운지 생각하기에 앞서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은지 고민해야 한다. 때로는 불이익을 감수하고서라도 스스로 옳다고 생각하는 원칙에 따라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 



8챕터는 논술같은 시험 글쓰기에 대한 조언이라 이 챕터가 실질적인 마지막 챕터다. 요령보다는 글쓰기에 대한 작가님의 훌륭한 가치관이 드러난다. 인터넷에 마음껏 글을 올려 다른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지금이 얼마나 행복한 시대인지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글을 더 잘 쓰기 위해서 읽어야 할 책도 많아졌고, 연습해야 할 일도 많아졌지만 재미도 있었고, 배운것도 많았다. 

이 책을 읽어볼지 말지 고민하시는 분들에게 내 리뷰가 참고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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