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메테우스》리뷰 — 신을 찾아간 인류, 그 대가는 생각보다 황당했다

2026. 2. 15. 11:27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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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왜 인간을 만들었을까? (아마 이 영화 때문인 것 같다)

2012, 리들리 스콧은 30 만에 자신의 에이리언 세계관으로 돌아왔다. 그것도 프리퀄이라는 야심찬 형식으로. "인류는 어디서 왔는가?"라는 철학적 질문을 SF 블록버스터에 녹여내겠다는 포부를 밝혔을 , 팬들은 열광했다. 문제는, 질문에 대한 영화의 답이 "글쎄요, 모르겠어요"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이다.

공정하게 말하자면, 《프로메테우스》는 분명히 장대한 영화다. 아이슬란드의 화산 지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오프닝 시퀀스는 압도적이고, 외계 우주선 내부의 디자인은 H.R. 기거의 원작 비주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숨막히는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리들리 스콧이 여전히 비주얼 언어의 대가임을 증명하는 장면들의 연속이다. 그런데 문제는... 거기까지다.

 

'박사'라는 사람들이 왜 이렇게 멍청하지?

영화의 가장 치명적인 약점은 등장인물들의 행동 양식이다. 2 달러짜리 우주선을 타고 외계 문명을 찾으러 "최정예 과학자들" 처음 보는 외계 생명체에게 손을 뻗고, 헬멧을 벗고, 탐사 길을 잃는 등의 행동을 서슴없이 저지른다. 공포 영화 클리셰의 교과서라 해도 무방할 정도다.

특히 지질학자 피파( 해리스 ) 캐릭터는 영화사에 길이 남을 미스터리다. 탐사대 지형 매핑 전문가로 왔으면서 동굴 속에서 길을 잃는다. 그것도 본인이 직접 드론으로 3D 지도를 만들어 놓고서. 남자가 우주까지 왔는지, 시나리오 작가 본인도 몰랐던 같다는 의심이 강하게 든다.

샤를리즈 테론이 연기한 비커스 역시 아깝기 그지없다. 냉혹한 웨이랜드 기업 대표로 존재감을 과시하다가, 클라이맥스에서 직선으로 굴러오는 원형 우주선을 피해 달리다 그대로 깔린다. 옆으로 비켜나면 되는데. 정말로. 그냥 옆으로.

 

데이비드, 이 영화의 유일한 구원자

그러나 마이클 패스벤더가 연기한 안드로이드 데이비드만큼은 진심으로 경이롭다. 로렌스 오브 아라비아를 혼자 감상하며 금발 염색을 따라 하고, 인간을 흉내내면서도 결코 인간이 없는 존재의 공허함을 패스벤더는 눈빛 하나, 미소 하나로 완벽하게 표현해냈다.

데이비드는 영화에서 가장 인간적이면서 동시에 가장 인간적이지 않은 존재다. 자신을 창조한 인간에게 "당신들은 저를 만들었나요?"라고 묻고, 인간들이 신에게 같은 질문을 던지려 우주까지 날아왔다는 사실에 은밀한 경멸과 흥미를 동시에 보인다. 캐릭터 하나를 위해서라도 《프로메테우스》는 가치가 있다고 단언할 있다.

그가 외계 고대 언어를 해독하고 엔지니어들의 홀로그램을 탐색하는 장면들은 영화가 원래 얼마나 풍요로운 세계관을 품고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나머지 각본이 잠재력을 얼마나 낭비했는지를 역설적으로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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