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 2019 <영화 리뷰>

2020. 2. 11. 19:45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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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 스포주의>

 

 

개봉되기 전부터 말이 많았다.

터미네이터 2편(심판의 날)을 만들었던 제임스 카메론이

3편(라이즈 오브더 머신), 4편(미래전쟁의 시작), 5편(제네시스)의 세계관을 무시하고

2편 이후의 스토리를 다시 만들었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T-800의 아놀드 슈월제네거는 물론이고,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던 '사라코너(린다 헤밀턴)'까지 재등장했다.

 

터미네이터 2펴은 내 인생 최애 영화중 하나였기 때문에 기대를 안 할 수가 없었다.

 

감상을 마친 지금은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부분과 그렇지 못한 부분이 공존했다.

 

 

 

2편의 회상씬으로 영화가 시작된다.

정신병원에 갇힌 젊은 시절의 사라코너가 곧 다가올 심판의 날에 대해 주장하던 부분.

터미네이터 팬들이라면 이 씬을 기억 못할 리 없다.

 

게다가 2편 처럼 미래의 기계들과 인간들이 싸우는 전투씬은

제대로 된 터미네이터의 시작으로 어울리는 도입부 였다.

 

T-1000을 힘겹게 녹여버린 후, 멕시코에 숨어 살던 사라코너와 어린 존코너.

어디선가 T-800으로 보이는 터미네이터가 갑자기 등장해서

어린 존코너를 살해한다.

 

사라코너가 '권총'따위로 살짝 반항을 해 보지만

전혀 막을 수 없었다.

 

이미 역변해버린 에드워드 펄롱의 리즈 시절을 다시 본 것은 반가웠지만,

스토리에 대한 의문이 생겨버린다.

 

1,2편에서 그렇게 힘들게 터미네이터를 막아왔던 의미가 사라지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이거 제임스 카메론이 찬성한 스토리가 맞는건가?"

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게다가 항상 존코너와 사라코너는 같이 제거 대상이었는데,

왜 이번에는 존코너만 죽이고 사라코너는 살려 두었을까?

 

아무튼 다시 미래.

(인공지능이 인간에게 반란을 일으키기 전의 미래.)

 

이 영화에서 늘 그랬듯이 두 개의 시간문이 열린다.

첫 번째로 도착한 건 인간처럼 보이는 그레이스 (맥켄지 데이비스).

표정이나 말하는 건 인간인데,

멕시코 양아치나 경찰들을 후두려 패는 능력은 터미네이터 급이다.

 

나중에 알고보니 그레이스는 강화시술을 받은 미래의 인간이었다.

존코너가 아닌 대니 라모스(나탈리아 레이즈)라는 소녀를 지키기 위해 온 것이다.

 

두 번째로 도착한 이놈은 터미네이터가 확실했다.

아놀드가 늘 등장하던 그 포즈로 왔기 때문에...

 

가브리엘 루나라는 배우가 연기했는데,

감정 없고 차가운 기계를 아주 잘 연기했다.

로버트 패트릭이나 이병헌 못지 않았다.

 

 

대니를 죽이려는 쪽과, 지키려는 쪽의 첫 번째 대결은

멕시코의 한 자동차 공장에서 이루어졌다.

 

스토리에 대한 의문은 일단 접어두고 액션을 감상해 본다.

그레이스의 망치질은 정말 대단하다.

 

그레이스는 망치질 뿐 아니라 철심 던지기의 기술도 뛰어났다.

트럭을 몰고 쫓아오는 터미네이터 Rev-9의 무시무시함은

T-1000을 넘어선다.

 

철심을 똭똭 막아내고, 몇 개 몸에 박혀도 끄떡 없음은 물론!

심지어 유체이탈(분신술)까지 보여주는 진화된 터미네이터 Rev-9.

강화인간 그레이스가 혼자서 감당하기에는

벅찰 정도로 그 포스가 어뫄어뫄 하다.

 

하지만 여기서 나타나는 아군 사라코너.

주름이 좀 많아졌지만, 포스는 더해진 여전사.

 

분신술을 사용한 Rev-9을 보고 당황하기는 커녕

물(?)로 된 놈부터 시작해서, 뼈대만 남은 놈까지 잘근잘근 박살낸다.

 

어후.. 이 등장씬도 정말 지렸다.

 

사라코너는 이미 T-1000을 상대해 본 경험이 있는지라

엔간해선 안 디진다는 것을 알고있다.

 

몸에 구멍난 채 다리 밑에서 바둥거리는

Rev-9위로 폭탄까지 뿌려주고 더 조지려 내려가며 한 마디 한다.

 

"곰방 올께"

 

 

하지만 그레이스는 어쩐지 대니의 안전 외에는 '아웃 오브 안중'인 듯 싶다.

사라코너가 사라진 후 얼른 대니를 싣고 지들끼리 도망가 버린다.

 

게다가 그레이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으니...

한 번 힘을 엄청나게 써버리고 나면,

그걸 치유해줄 약물과 시간이 필요했던 것.

 

순식간에 아버지와 동생을 잃어 공황상태인 대니를

거의 어거지로 끌고 다닌다.

급하게 약국을 찾아와 약물을 구하려는 그레이스.

 

"그거하고, 저거하고, 이거 주세여!"

 

결국 약물 주입 전에 기절해버린 그레이스를 대니가 겨우 부축해서 약국을 나오다가,

다시 사라코너와 만나게 된다.

 

"흥! 칫! 뿡! 겨우 구해줬더니 니들끼리 도망가냐?"

 

"아... 그게 저도 경황이 없어서...;;"

 

잠시 그레이스의 미래 회상씬.

어우... 터미네이터들이 완전히 괴물화 되었다.

일본 애니메이션에서나 볼 법한

촉수 괴물들의 전투력은 으마으마 했다.

 

미래 저항군의 사령관을 구하려다 그레이스가 다쳐서

강화시술을 받게 되는 과정이 나온다.

 

사라코너 때문에 대니를 놓친 Rev-9.

똑똑한 기계다.

큰 데이터 센터에 침입해서 모든 CCTV를 검색한다.

 

미래에는 CPU의 처리속도가 으마으마 한가 보다.

그 많은 자료를 순식간에 검색해서

대니 일행의 위치와 이동 목적지까지 단숨에 알아낸다.

 

사라코너가 어떻게 대니를 찾아 올 수 있었는지 그레이스와 이야기 하던중

뜻밖의 사실이 나온다.

존 코너가 죽은 이후 터미네이터가 출몰하는 지역에 대해서

누군가가 계속 사라코너에게 정보를 주고 있었던 것.

그게 누군지는 사라코너도 모른다.

 

암튼 아군이 될 지 모르는 고녀석을 찾아가기 위해

미국 텍사스로 향하는 일행.

 

이 와중에 아직 아무도 못 믿기에 정보를 털어놓지 않는 그레이스.

이어지는 사라코너의 추측!

 

"아... 우리 존이 죽어서 미래에 저항군 사령관이 바뀌는 구나?

그게 니가 나중에 낳게 되는 아들인게야!"

 

그 말이 맞는건지 대니도 그레이스에게 물어보지만

그레이스는 입을 꾹 다물고 '안알랴줌'을 시전.

 

대니 일행이 미국 텍사스로 이동하는 것을 알게된 Rev-9은

미군으로 위장해서 드론 조종 기지에 침입한다.

 

그리고 국경을 넘으려는 대니일행을 포착하는데 성공!

 

Rev-9이 국경순찰대에게 대니일행의 위치를 알려주어 이들은 꼼짝없이 잡히고 만다.

 

Rev-9은 움직임이 일단 봉쇄된 대니 일행에게 드론으로 폭탄공격!

미리 알아챈 그레이스 덕분에 죽음을 모면한다.

 

어쨌든 밀입국자 수용소에 갇히게 된 일행들.

터미네이터가 곰방 찾아 올 건 불 보듯 뻔하다.

사라코너도 나름 탈출할 방법을 찾고,

그레이스는 이미 몇 놈 패주고 도망쳐 나왔다.

일단 탈출로를 어수선하게 만들기 위해 다른 밀입국자들을 슬쩍 풀어주는 그레이스.

그 와중에 Rev-9도 대니를 죽이기 위해 찾아왔다.

겨우겨우 헬기를 하나 잡아타고 도망치는데 성공하는 대니 일행.

터미네이터 추격씬의 이 아슬아슬함.

 

헬기를 타고 텍사스로 단숨에 날아 온 대니일행.

사라코너에게 터미네이터에 대한 정보를 주던 사람은 과연 누구였을까?

"똑똑똑! 개세요? 저한테 문자 보내신 분 개세요?"

 

"누구쇼?"

 

하고 나온 건 다름아닌 나이를 엄청 먹은 T-800.

 

"어? 사라코너? 오랜만이네?"

 

존을 살해한 그 T-800임을 알아본 사라코너가 미쳐 날뛴다.

 

"말리지마 생키들아! 저 색기 부셔버릴꺼야!"

 

그레이스와 대니가 겨우겨우 말린다.

 

"댁이 진짜 존코너를 죽인 그 사람인가요?"

 

"맞습니다만.."

 

부인하지 않는 T-800.

 

존코너를 죽인 후 T-800은 삶의 목표를 잃어 버렸단다.

그래서 그냥 살았는데,

살다보니 인간 와이프도 생기고 의붓 아들도 생기고 막... 그랬다는.

게다가 인간들이랑 살면서 인간적인 마음이 뭔지 배우게 되고 막 그랬다는...

 

스토리의 개연성에 있어서

납득하기 힘든 상황이지만 일단 그냥 넘어가겠다.

 

심지어 인간 아내와 의붓 아들, 키우는 개까지 소개를 받는 대니 일행.

사라코너도 일단 진정이 되었다.

 

근데 원래 개들은 터미네이터 보면 막 짖고 그러지 않나?

ㅋㅋ

 

암튼 대니를 보호하는데 힘을 보태겠다는 T-800의 합류 이후

사라코너는 개인적으로 알고 지내던 미군 간부와 연락해서 조우한다.

무기류 도움 좀 받아보려 했건만,

Rev-9이 틈을 안준다.

이미 위치를 알아내어 이들을 찾아내 버렸다.

 

헬기타고 날아와 현장을 급습하는 Rev-9.

 

다시 한 번 추격과 도망씬이 이어진다.

이번에는 군부대 수송기를 몰고 도망가는 대니일행.

운전은 그레이스가 맡았다.

 

전투에서 증오스런 T-800덕분에 목숨을 건지는 사라코너.

암튼 헬기로 끝까지 쫓아오던 Rev-9은

다시 한 번 대니호의 탑승에 실패한다.

 

"아... 아까비! 이번엔 올라 탈 수 있었는데...;;"

스토리 중간에 종종 나오는 미래의 그레이스 회상씬.

알고보니 대니는 저항군 사령관의 어머니가 아니었다.

 

어린 그레이스의 목숨을 구해준 여전사 대니 라모스가

존코너를 대체하는 미래의 저항군 사령관 이었던 것.

 

그레이스가 대니의 안전에 그토록 민감했던 이유도

자신이 이미 대니에게 목숨을 빚졌기 때문이었다.

 

다른 비행기를 얻어타고 곰방 다시 쫓아온 Rev-9.

정말 끈질기다.

 

비행기를 서로 충돌시키면서 무임승차에 결국 성공.

 

추락하는 비행기 내에서의 격투씬도 정말 볼 만 했다.

뭐... 스토리의 문제점은 그렇다 쳐도,

역시 터미네터의 매력은 이런 액션씬이다!

 

비행기에서 떨어진 후 물속에서의 액션씬까지... 쉬지 않고 몰아치는 긴장감.

사라코너의 재치로 위기를 겨우 모면하는 대니.

 

겨우겨우 다시 모인 대니 일행.

 

"도망은 이제 그만.

Rev-9그 지긋지긋한 놈 결국 또 찾아 올끄야.

여기서 결판을 짓기로 해요!"

 

대니의 결단에 모두들 수긍.

 

마지막 싸움이 시작된다.

 

시작은 그레이스부터.

 

위협적인 Rev-9의 분신술.

T-1000보다 배가된 전투력!

 

물(?)로된 놈은 그레이스가 맡고,

다른 한놈은 T-800이 맡아 한참을 싸운다.

 

어후... 액션씬은 정말 괜찮은 영화다.

그레이스의 이 쇠사슬 액션도 지린다.

 

격전 끝에 발전기 안으로 집어넣어 Rev-9을 갈아버리는 데 성공하는 대니 일행.

 

발전기의 폭발까지 Rev-9의 파괴에 힘을 보태주나... 싶지만

용광로에 녹여버렸던 T-1000의 마무리와 비교하면 뭔가 약해 보인다.

 

전투 끝에 만신창이가 된 그레이스.

약발도 거의 떨어졌고 더이상 싸울 체력도 남아있지 않았다.

하지만 Rev-9은 아직 파괴되지 않았음을 직감한다.

아니나 다를까 불꽃속에서 튀어나와 사라코너를 던져버리는 Rev-9.

 

대니를 향해 다가오는 Rev-9을 자신의 배터리로 파괴하라는 그레이스.

대니는 망설이지만 방법이 없었다.

결국 그레이스의 몸에서 배터리를 떼어내고 그레이스는 생을 마감한다.

 

만신창이가 되어 바닥에 누워있던 T-800이 사라코너의 외침에 다시 눈을 번쩍 뜬다.

 

"야이 멍청한 기계생퀴야 일어나서 대니를 구햇!"

 

"롸져! 퍽퍽퍽퍽!"

 

그리고 이어지는 대니의 마무리.

그레이스의 고전압 배터리를 Rev-9의 눈에 박아버리는데 성공!

 

"이제 그만 죽어 이 쉬키야~!!"

 

저 지긋지긋한 대니의 심정을 알 것도 같다.

 

눈에 고전압 배터리가 박히고 버벅대는 Rev-9을 끌고 어디론가 기어가는 T-800.

 

결국 낭떨어지로 같이 떨어진다.

 

그래도 버둥대며 배터리를 빼 버리려는 Rev-9의 눈주위를

꼭 잡아주는 T-800.

 

"아놔 얌전히 좀 있어라!"

 

ㅋㅋㅋ

 

엄청난 에너지의 방출에 본인의 기체도 같이 타들어 간다.

그러면서 파괴되기 전 사라코너에게 미안했던 마음을 표현하는데...

 

"For John!"

 

아들을 잃은 어머니가 무슨 위로를 받았을지는 잘 모르겠다.

 

암튼 이렇게 터미네이터들은 모두 파괴 되었다.

 

전투가 끝난 후 누군가를 멀리서나마 보기 위해 찾아온 대니.

 

다름아닌 어린시절의 그레이스.

다짐하는 대니.

 

"이번엔 그레이스가 날 위해 죽게 두지 않겠어요!"

 

"그랄라믄 단디 준비해야지!"

 

 

이렇게 영화는 마무리 된다.

 

 

사실 제임스 카메론이 다시 제작에 참여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는 다른 것을 기대했었다.

 

AI가 미래의 인류 저항군 사령관을 죽이기 위해 터미네이터를 보내고,

그걸 막기위해 인간은 누군가를 보내고,

 

이런 무한 반복 스토리에 종지부를 찍고

미래 전쟁의 향방에 변화를 줄 새로운 이야기가 이어지지 않을까 싶었던 것이다.

(4편에서 이런 비슷한 방향으로 잠시 이야기가 흘러가긴 했지만...)

 

하지만 내 예측은 틀렸고,

다시 이야기는 반복되었다.

 

게다가 T-800의 인간성 발견은

좀 뜬금 없다는 느낌까지 들었다.

 

그래도 이런 실망감 속에서

이 영화를 재미있게 볼 수 있었던 건

화끈한 액션과 쫄깃한 추격전.

어설펐던 3편과, 괴상했던 5편보다는 훨씬 나았다는 생각은 든다.

 

스토리에 대한 기대감을 살짝 제쳐두고

오락영화로만 보자면 꽤 높은 점수를 줄 만한 영화였다.

 

뭐... 이것도 각자 판단은 달라질 수 있겠지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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