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군대 이야기 <03>
어쨌든 6주의 시간은 흘러갔다. 힘들었던 훈련을 끝내고 입소했던 날처럼 대강당에 다시 모였다. 자대배치를 위해 컴퓨터를 이용한 뺑뺑이가 있었다. 교관들이 나와서 뺑뺑이 프로그램이 얼마나 공정하게 운영되는지 한동안 자랑같은 광고를 했다. 물론 우리들은 그 말을 믿지 않았다. "뺄 놈들은 벌써 다 뺐겠지. 사기치고 있네 개생퀴들. 낄낄낄." 역사적으로 완전히 공정한 시대는 없었고 지금도 다르지 않았다. 아마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내 관심사는 오직 '빽 없는 나는 어디로 가는가?'였다. 수백명의 이름과 육군 사단의 이름이 붙여지기 시작했다. 다들 훈련이 많지 않은 후방부대에 배치되기를 바랐을 것이다. 사실 그런데는 없지만... 한참을 기다려도 내 이름은 불리지 않았다. 오랜시간 집중해서 듣고 있었기 때문에 ..
2020.02.04